제42편 루허(壘虛): 위장 진지

in busy •  5 years ago 

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루허(壘虛), 위장진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방어 작전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통상 몇 가지 진지를 계획합니다. 주 병력이 방어에 임하는 주진지, 주진지에서 방어가 곤란할 때를 대비해 구축하는 보조진지, 예비진지 등 다양한 방어진지를 만들어 작전을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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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 위장진지는 병력이 투입되지는 않지만, 주 병력이 점령한 것처럼 가장해 적을 기만하는 방안으로 활용합니다. 위장진지는 적이 올 것으로 추정되는 접근로에 구축하며, 아군의 병력이 충분하지 않을 때 주로 사용합니다.

적의 위장진지를 사전에 탐지하는 것은 공격하는 측에서 반드시 해야 할 사항 중 하나입니다. 사전에 적의 위장진지를 확인하게 되면 공자는 그 만큼 병력의 우위를 가질 수 있으며, 불필요한 노력의 낭비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태공은 위장진지의 징후를 ‘적진에서 북소리나 방울 소리가 들리지 않고, 보루 위에는 많은 새들이 한가롭게 놀며 놀라는 빛이 없으며, 적진의 상공은 사람이 오가며 생기는 뿌연 흙먼지가 나지 않는 것’ 등으로 판단했습니다.

武王問太公曰, 何以知敵壘之虛實, 自來自去.

무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적의 방어 보루의 실태와 적군의 움직임을 어떻게 하면 정확히 알 수 있습니까?”

太公曰, 將必上知天道, 下知地利, 中知人事. 登高下望, 以觀敵之變動. 望其壘, 則知其虛實. 望其士卒, 則知其來去.

태공이 대답했다. “훌륭한 장수는 반드시 위로는 하늘의 기상을 잘 알고, 아래로는 땅의 지세를 손바닥 보듯이 훤히 알며, 가운데로는 사람 사이의 일을 꿰뚫어 알고 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적진의 상황 변화를 살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적의 보루를 바라다보면 그 실태를 파악할 수 있고, 적의 병사들을 관찰하면 그들의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武王曰, 何以知之.

무왕이 물었다.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太公曰, 聽其鼓無音, 鐸無聲, 望其壘上, 多飛鳥而不驚. 上無氛氣, 必知敵詐而爲偶人也.

태공이 대답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적진에서 북소리나 방울 소리가 들리지 않고, 보루 위에는 많은 새들이 한가롭게 놀며 놀라는 빛이 없으며, 적진의 상공은 사람이 오가며 생기는 뿌연 흙먼지가 나지 않는다면, 이는 적이 사람이 있는 것처럼 아군을 속이기 위하여 거짓으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보루 위에 세워 놓은 것입니다.”

敵人卒去不遠, 未定而復反者, 彼用其士卒太疾也. 太疾則前後不相次. 不相次, 則行陣必亂.

“적이 갑자기 물러났다가는 멀리 가지 않고 대오가 정돈되기도 전에 다시 진지로 되돌아온다면, 이는 적장이 성급하여 너무 가볍게 병사들을 지휘하는 것입니다. 군대를 너무 가볍게 지휘하면 앞뒤 부대의 대오에 질서가 제대로 잡히지 않게 마련이며, 대오의 질서가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반드시 행렬이나 대형이 어지러워집니다.”

如此者, 急出兵擊之. 以少擊衆, 則必敗矣.

“적이 이와 같다면 아군이 재빨리 병력을 출동시켜 쳐부수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적은 수의 병력만을 출동시켜도 많은 수의 적군을 공격할 수 있으며, 적은 반드시 패배하고 말 것입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태공망(저), 육도삼략, 유동환(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2
태공망(저), 육도삼략, 성백효(역),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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