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er @ilovemylife입니다.
응변(應變)은 임기응변(臨機應變)을 의미합니다. 임기응변은 유동적인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입니다. 임기응변은 많은 경험과 꾸준한 자기반성의 산물입니다. 직간접적으로 겪은 경험의 성패에 대해 깊이 성찰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임기응변의 대표적인 경우가 기(奇)와 정(正)입니다. 손자도 전쟁의 수행은 정병(正兵)으로 적과 대치하고 기병(奇兵)으로 승리를 얻는 것이라고 하며 기(奇)와 정(正)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손자는 기병(奇兵)을 잘 쓰는 것은 그 방법이 천지의 변화처럼 무궁하고 강과 바다처럼 마르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끝나는 것 같으면서도 다시 시작되니 바로 해와 달이 교대로 나타나는 것과 같다고도 했습니다.
지나갔는가 하고 생각하면 다시 돌아오니 바로 춘하추동의 변화와 같다. 그것은 소리가 불과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요소들이 결합하여 생기는 다양한 소리를 사람이 다 구분하여 들을 수 없는 것과 같다. 색이 불과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요소들의 결합에 의해 생기는 다양한 색을 사람이 다 식별해 볼 수 없는 것과 같다. 맛이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요소들이 결합하여 생기는 다양한 맛을 다 구별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싸움의 세라는 것은 기와 정 두 가지 요소에 불과하나 기정의 다양한 변화는 다함이 있을 수 없다. 정이 기를 낳고 기가 정을 낳은 것이 마치 둥근 고리가 끝이 없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끝이 있을 수 있겠는가.
손자의 의중은 정(正)보다는 기(奇)에 치우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正)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도 기(奇)가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합니다. 기(奇)와 정(正)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어서 정(正)이 부족한 것은 기(奇)가 채워주고, 다시 기(奇)로 발생하는 허점은 정(正)이 보충하는 선순환적인 관계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기(奇)는 기계(奇計) 혹은 기습법(奇襲法), 정(正)은 정공법(正攻法) 또는 본대(本隊)의 의미에 가깝습니다. 계책의 의미로 해석할 때는 정(正)으로 적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예상치 못한 측면이나 배후를 치는 것을 기(奇)로 볼 수 있습니다. 부대의 성격으로 해석할 때는 적과 정면에서 대치하는 것이 정(正)이고 은밀히 적의 측면이나 후방으로 기동하는 것이 기(奇)가 됩니다.
武侯問曰, “暴寇卒來, 掠吾田野, 取吾牛羊, 則如之何?” 起對曰, “暴寇之來, 必慮其強, 善守勿應, 彼將暮去, 其裝必重, 其心必恐, 還退務速, 必有不屬, 追而擊之, 其兵可覆.” 吳子曰, “凡攻敵圍城之道, 城邑既破, 各入其宮, 御其祿秩, 收其器物. 軍之所至, 無刊其木, 發其屋, 取其衆, 殺其六畜, 燔其積聚, 示民無殘心. 其有請降, 許而安之.”
무후가 물었다. “갑자기 비적이 들어와 우리의 곡물을 노략질하고 가축을 탈취할 때는 어떻게 하는가?” 오자가 대답했다. “비적이 들어오면 우선은 그들의 전투력이 강한 점을 고려해 수비를 강화하고 섣불리 대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약탈을 마치고 철수할 때는 필경 짐이 무겁고, 혹시 공격을 받을까 마음도 불안하여 빨리 빠져나가는 데만 급급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적의 대열은 간격이 벌어지고 흐트러집니다. 그때를 노려 추격해서 공격하면 비적을 궤멸시킬 수 있습니다.” 오자가 말했다. “적국을 공략한 후에도 원칙이 있습니다. 성을 함락시키고 나면 먼저 각궁으로 들어가 관속들을 통제하고 모든 기물을 접수합니다. 군대가 주둔할 때는 함부로 양민들의 나무를 베거나 집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며, 곡식을 약탈하고 가축을 도살하며 재산을 불태우지 않도록 하여 백성들에게 적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투항을 원하는 자가 있으면 이를 받아 주고 아량을 베풀어야 하는 것입니다.”
위 문장에서 오자는 아군지역에서 약탈이 벌어졌을 때 대처하는 방법과 아군이 적 지역에 들어가 전투를 벌일 때의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보면 전투지역에서의 민사작전 요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자는 적 지역에서 벌어지게 될 상황에 대해 주의깊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군대가 주둔할 때는 함부로 양민들의 나무를 베거나 집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며, 곡식을 약탈하고 가축을 도살하며 재산을 불태우지 않도록 하여 백성들에게 적의가 없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이 말은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적용되는 민사작전의 원칙 가운데 하나입니다.
내일부터는 오자병법의 마지막 편, 제6편 여사(勵士)에 대해 소개합니다.
이상 Book Reviewer @ilovemylife였습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무경칠서,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오기지음, 오자병법, 김경현(역), 서울: 홍익출판사, 2005
오기, 오자병법, 서울: 올재클래식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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