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미투 운동으로 사람을 가릴 수 있게 되었다.

in kr-feminism •  7 years ago  (edited)
  1.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하면서 '가짜 미투'와 '진짜 미투'를 가려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점은, 이들은 '가짜(가벼운)' 성추행과 '진짜' 성추행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억지로 껴안았다던지, 뽀뽀를 하려고 했다던지로 성추행을 당한 것이라고 고발하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본인의 무지함을 맘껏 뽐냄과 동시에 2차 가해를 하는 모습이란.

  2. 미투 운동이 조민기를 죽였다며 청와대에 미투 운동을 멈춰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심지어 나는 현실에서 조민기를 옹호하는 사람을 아주 가까이에서 봤다. 미투 운동으로 조민기가 죽었다며, 솔직히 조민기가 연예인이라 더 마녀사냥 당한 거 아니냐며, 미성년자 성폭행한 거면 모르는데 성인한테 성추행 좀 했던 게 그렇게까지 할 일이었냐며, 미투 운동도 조심해서 해야 한다는 개소리를 나열 해댔다. 어쨌든 이런 역겨운 족속들도 존재한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악과 부조리에는 저항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그 책임을 묻는다. 또 흥미로운 점은, 이들은 성범죄를 당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란 것이다. 사실 이 부류는 굳이 미투 운동이 아니고서도 일상 생활에서 걸러야 할 대상이라는 게 티가 난다.

  3. 펜스룰이 어쩌고 하는 남성들은 결국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있으면 자신들이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 자신이 잠재적 범죄자라는 것을 무의식 중 드러낸다.

  4. 무고죄를 운운하는 자들은 피해자에게 먼저 이입하는 것보다도 자신을 가해자와 겹쳐서 그에게 최대한의 공감 능력을 보인다. 무고죄 물론 있겠지. 무고죄로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사례도 분명 있고, 그래서 무고죄를 폐지하면 안되지.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들은 남성이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상황에서만 매우 이성적이 된다는 것이다. 뭐 굳이 예를 들자면 이렇다.

  • 남자가 여자를 성폭행 했다는 기사의 남성들 : 여자가 꽃뱀일 수도 있습니다. 무고죄인지 아닌지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인민재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여자가 꽃뱀이면 한 남성의 인생이 송두리째 날라가는 것인데, 여자는 고작 벌금 좀 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할 거 아닙니까.
  • 여자가 남자를 성폭행 했다는 기사의 남성들 : 씨X년 미X년 니가 사람이냐 당장 처벌해라 저런X 안잡아가고 뭐하냐

다 멍청이들인데, 굳이 제일 멍청이를 고르라면 난 4번.
이라고 생각했다가 또 3번인 것 같기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구나.


이런 글은 친절하게 표현하는 법을 잘 모르겠어서 독백체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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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 보면 2차 가해 장난 아니죠... 제 상식 밖의 사람들이 세상에 너무 많네요...

그렇군요. 댓글에 대댓을.. ㅋㅋ
전형적인 내로남불이 아닐까 생각해요. 내가 한건 걍 가벼운 성추행이었어~ 하는?
에휴 ㅎ

오늘도 제 소견은 남길 수 없지만...
친구와 이런쪽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ㅎㅎ

오랜만이예요 홍열님 :)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와우!!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