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회사 의료보험 이야기

in kr-newbie •  7 years ago 

@bonodaddy님의 [보노아빠] 미국생활: 소아과 가기를 읽다보니까 저처럼 미국에서 회사를 통해 의료보험을 갖는 경우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경험한 내용 안에서 한번 이야기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2002년 11월부터 미국에서 살면서 지금 회사 포함 4개의 회사를 경험했는데요.

  • 2002년 11월 - 2004년 1월, 스타트업 회사 E
  • 2004년 1월 - 2007년 5월, 스타트업 회사 S
  • 2007년 6월 - 2016년 3월, 디즈니
  • 2016년 3월 - 현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첫번째 스타트업 회사 E 때는 기억이 나지 않구요 ㅎㅎ 두번째 스타트업 회사 S를 다닐 때는 BlueCross 보험회사의 소기업용 HMO 플랜이었고, 디즈니를 다닐 때는 Cygna 보험회사의 HMO 플랜이었어요. 지금은 제가 속한 노조인 Animation Guild를 통해서 MPIPHP(Motion Picture Industry Pension & Health Plans)가 제공하는 보험 중에 Anthem 보험회사의 PPO 플랜을 선택하고 있어요.

뭔가 벌써 용어가 많이 복잡하지요? 간략하게 용어 설명을 드리자면...

우선 HMOPPO, in-networkout-network 이렇게 4가지 개념을 아셔야 해요.

먼저 HMO는 평소에 부담하는 보험료 (프리미엄)와 의사 방문시 지불하는 비용(Co-pay)는 조금 저렴하지만 대신 항상 주치의(Primary Care Physician)를 먼저 만나야 해요. 보통 주치의는 내과의사이기 때문에 감기나 이런 증상은 주치의 방문으로 끝나지만, 예를 들어 귀가 아프다고 이비인후과를 바로 갈 수가 없어요. 주치의를 만나고, 주치의가 이비인후과 방문을 허락해줘야만 주치의가 추천한 이비인후과를 방문할 수가 있어요.

PPO는 프리미엄과 Co-pay가 HMO보다 조금은 비싸지만 그대신에 주치의를 거치지 않고 전문의를 직접 찾아가 만날 수 있어요. 앞에서 예를 든것 처럼 귀가 아프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서 가서 만나면 돼요.

그런데, 그렇다고 아무 의사나 만날 수는 없는게, in-network, out-network에 따라 보험이 보장해주는 비용이 차이가 나거든요. 쉽게 말해서 in-network는 지금 제가 들고 있는 보험회사와 계약관계에 있는 병원/의사이고, out-network는 지금 제 보험회사와 계약관계가 없는 병원/의사에요. 당연히 in-network 의사/병원이 더 저렴하구요, 보험에 따라서는 out-network는 아예 커버를 해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실제 프리미엄, co-pay가 얼마나 하는지 궁금하시지요? 제가 디즈니에 다닐 때 디즈니는 HMO, PPO 모두 제공했는데요. 저는 HMO를 선택했어요. 디즈니 HMO의 경우, 미혼, 기혼(아이없음), 기혼(아이 있음) 이렇게 3가지의 경우에 따라 평소에 내는 프리미엄이 달랐어요. 아이가 있는 경우는 아이가 1명이든 4명이든 상관없이 같은 금액을 내요. 저는 아이가 하나였기때문에 기혼(아이 있음)의 케이스 비용이었는데 2016년 기준으로 1주일에 $118을 냈어요. 1년이면 $6,136인 셈이죠. 그리고, 의사를 방문할 때 내는 co-pay는 주치의 방문시 $20, 전문의 방문시 $30 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보험 플랜에는 out-of-pocket maximum이라는 항목이 있어요. 혹시 큰 병이 있을 경우 치료비가 많이 들어도 1년에 얼마 이상은 내지 않는거에요. 제 기억에 디즈니 보험이 1년에 $3,500인가 그랬던 것 같아요. 차액은 보험회사가 부담하는 거지요.

IMG_0676.JPG

위의 사진은 지금 회사에 있는 Dr's Office(병원?)이에요. 지금 회사는 조금 독특한게,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노조'에 속해 있거든요. 헐리웃의 배우 노조(Screen Actor's Guild), 감독 노조(Director's Guild), 작가 노조(Writer's Guild)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Animation Guild에 속해 있어요. 그래서, 회사가 아니라, 이 노조를 통해 조성된 MPIPHP(Motion Picture Industry Pension & Health Plans)를 통해 의료 보험을 지원받는데요. 이게 무지 플랜이 좋아요. 제가 디즈니에 있을 때는 프리미엄을 1년에 $6,136을 냈다고 했잖아요? 여기는 1년에 $600 이에요. 게다가 보험 커버리지도 더 좋구요. 그래서, 결론은

"노조가 짱이다!"

혹시 미국 회사 의료보험에 대해서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에 달아주세요. 제가 아는 범위에서 답변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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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미국 의료보험은 너무 복잡해요 ㅠㅠ
in-network, out-network 이런거 구분하기 복잡해서
저는 그냥 한국에서 들고왔어요 ㅎㅎㅎ
아픈데 병원골라가는거 잊어먹었다가 폭탄맞을까봐요 ㅋㅋ
진짜 노조가 짱이네요!!!

네, 결국 보험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쪽으로 발전하다보니...

  • 오바마 케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실치는 않는데, 그무렵 제 용역관리회사는 High-deductible Plan + Health Savings Account 조합으로 의료보험을 바꿨어요. 그래서 HSA도 신경써야 해서 좀 더 복잡해졌죠.
  • 저희쪽은 이상하게도 HMO 프리미엄이 더 비싸서 HMO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 PPO쪽에 Co-pay가 아니라 Co-insurance라는 개념도 있죠 ㅋㅋ
  • 보험회사가 선심쓰듯 out-of-pocket maximum을 설정해놨지만, 전에 애 낳고, 그 애가 신생아 케어 병실에서 3일 더 있다 나왔는데도 그 상한선에 못갔어요. 혹시 제왕절개 수술하면 닿을 수 있을 지도 몰라요.
  • Maryland에서는 주정부가 제공하는 보험을 가성비에서 최고로 칩니다. 학교 포닥일 때 좋았었죠. 물론 그래도 1년에 3천불 이상은 냈던 것 같아요.

결국 미국에서 의료보험은 베네핏으로 분류가 되는...

메사추세츠 주보험도 좋다고 들었는데요, Universal Health Care가 되서 의료보험이 기본권이 되어야 할텐데...

한국에서 노동3권이 보장되기는 왜 이렇게 힘든 걸까요. 잘 읽었습니다. 팔로우합니다!

근데 저도 노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이 회사는 헐리웃 특성 아닌가 싶기도...

못보실 수도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흑백사진 챌린지에서 @gyedo님을 지명했습니다.^^
https://steemit.com/kr/@secreetroom/seven-day-black-and-white-challenge-day02

우와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