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바우 영감을 아십니까? (제2편 : 고바우 영감에게서 기록을 배우다)

in kr-newbie •  7 years ago  (edited)

• 고바우 영감을 아십니까? (제1편 : 고바우 영감을 만나다)
(https://steemit.com/kr-newbie/@remnant39/1-2017724t04829307z)


김성환 화백의 부친 故 김동순(金東淳) 선생님께서 일제에 잡혔을 당시 형무소에서 찍었던 사진을 김성환 선생님께 보여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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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선생님께서 한참을 보시더니 “나에게 줄 수 있겠소?”라고 물으시기에 “물론이지요. 선생님.”이라고 답하며 부친의 기록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말씀을 이어나가셨고, 이야기의 주제가 일제강점기에서 한국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친의 사진을 드려서인지 저에게 2007년 일본에서 출판된 <朝鮮戦争スケッチ(한국전쟁 스케치)> 화책(畵冊)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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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9월 28일 서울수복 전까지 숨어지내다가 그 이후 육군본부 정훈감실에서 근무하면서 전장(戰場)을 다니며 실제 육안으로 보았던 현장을 짧은 기록과 함께 그대로 그림으로 남기셨습니다. 몇 점의 그림을 찍어 여러분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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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6. 30 서울의대 옆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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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9. 28 서울 혜화동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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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8. 19 부산 국방부 위치)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그림의 가치를 일본에서 먼저 인식하여 먼저 출판되었다는 사실인데요, 현재 국내에서는 아직 출판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출판사는 대중성과 시장성을 고려해야겠지만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한 장 한 장이 모두 기록이요, 가치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출판 가능 여부를 관련기관에 문의할 계획입니다.
(번외의 이야기지만 일본인들은 기록을 매우 중요시여깁니다. 우리가 보기에 ‘뭐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되는 것들도 기록으로 남기고 보존합니다. 괜히 일본에서 ‘오타쿠(オタク)'라는 의미가 생겨난 것은 아니겠지요. 일례로 일본 외무성에서는 해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연구요원 2명씩을 파견하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용가능시간 내내 고문헌실에 앉아 일본 관련 기록과 문헌을 찾습니다.)

각설하고,
사실 가치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기에 누군가에게는 중요할 수 있는 반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고 해서 그 기록과 정보가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
우리가 스티밋에서 다양하고 수많은 정보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각자의 취향에 따라 관심있는 정보만 공유되듯이요...

그래서 저는 ‘현재의 그 누군가’를 위해, 그리고 ‘미래의 그 누군가’를 위해 그림이라는 매체로 만들어진 이러한 기록들이 국내에서 출판되길 간절히 바라며, 이를 위해 시간이 허락되는대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기록을 남겨 '그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일... 이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 우리가 스티밋에서 하고 있는 행위 : 역사적 가치를 지닌 기록(記錄)
(https://steemit.com/kr-newbie/@remnant39/-2017617t15120164z)


다음 편은 "고바우 영감에게서 받은 또 하나의 사명"라는 제목으로 스티미언분들과 공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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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본을 좋아하진 않지만 기록을 중요시 하는부분은 일본을 본받을만 한 것 같네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

@kimhyeran님~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역사적인 이유로 한국인 중에는 그리 일본을 좋아할 분들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그들의 모든 것을 싫어하고 수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점차 폐쇄적인 사고방식에 묶여 썩은 물이 되겠지요...ㅜㅜ
@kimhyeran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다음 편을 잘 준비하겠습니다!^^

일본이 자료를 진짜 꼼꼼하게 하는건 존경 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일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우리나라는 기록을 너무 소홀하게 다루죠. 당장 국보1호가
불타는 모습을 생중계로 쳐다볼 수 있는 선진국이 얼마나 될까요
엄청나게 막기 힘든 테러도 아니고..
게다가 과거 영상물들 같은건 개인이 모은걸로 박물관에 전시해야하고
정작 방송국에선 전부 소실되고 없는게 비일비재하니-_-;
우리나란 정말 전통의 가치를 너무 얕보는 것 같네요
여하튼 remnant39님의 좋은 시도와 기획을 응원합니다

아... 국보1호.... 생각나네요....ㅜㅜ
그 때는 저 또한 단순무식한 욕으로 한탄하긴 했으나 철이 들지 않아서인지 실제 마음이 그리 아프지는 않았던 것으로 회상됩니다. 그러나 지금은 @twinbraid님 말씀에서 느껴지는 '가슴아픔'이 무엇인지 알게 되며, 그 만큼 기록과 문헌의 가치를 생각하게 되네요... @twinbraid님과 함께 공감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remnant39님, 너무 멋지십니다.

@leesongyi님~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술로 소통하시는 @leesongyi님과 함께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역사학계에서는 새로운 유물 발굴하기 전에 박물관이라도 마저 발굴하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우린 우리가 가진 것들의 가치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이죠.
김성환 화백님의 업적 새로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유물 발굴하기 전에 박물관이라도 마저 발굴하라.'...
제가 곱씹어보고, 스스로에게 적용해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술로 소통하시는 @soyo님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항상 흥미진진하게 구독하고 있습니다. 좋은 기획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구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자료는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사람에게서 보존되는 것 같습니다

@nand님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존될 수 있도롤 한발짝 한발짝 이행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가치있는 많은 것들을 놓치고있다는 생각이 다시한번 듭니다...

중국 노자선생이 "천리를 가려느냐? 그럼 네 발 밑에서부터 시작하거라.(千里之行, 始于足下)" 라고 말씀하셨는데... 제 주위부터 둘러보며 하나씩 하나씩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그림들이 모두 우리한국의 역사와 관련된 것들인데,
정작 국내에서는 인정 받지 못하고 외국에서 그 가치를
드높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요.

@yangmok701님~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는 개인의 입장에거 가치여부를 판단할 뿐, 국가 전체를 보고 판단하지는 않는듯합니다. 물론 모든 사회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요...^^; 조금씩 변화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퐈이팅입니다!! 넘 멋져요

@yoons님~ 함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네 알지요. 오래전 신문에 연재됬던 그 고바우 영감,
안녕하세요 Sochul님 리스팀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에 본 만화라 이름만 기억할 뿐 다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팔로우 하고 이번 기회에 좀 더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imsungmin님 안녕하세요! 방문해주셔서, 그리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고바우 영감 한 편 더 올리겠습니다.^^

아.. 네 remnant39님 감사합니다. 이제는 잊어버리고 살 던 기억들이 되살아나는것이 기분 좋은 일이 되었습니다^^ 꼭 챙겨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자가 모두 일본에 의해 고생하고 일본에 대한 반감도 상당하셨을텐데, 작품의 가치를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알아준다니 그 아이러니에 얼마나 슬퍼하셨을까요.

김성환 화백의 슬픔도 Remnant39님 덕분에 덜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kmlee님 말씀처럼 참 아이러니하네요...
저도 언행일치되는 삶되도록 하루하루 긴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