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허상) 디자인

in kr-writing •  7 years ago 

별로인 음악의 앨범커버디자인을 맡은 디자이너는 고민한다. 자신의 경력을 위해 멋진 디자인을 하려니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다. 사기 치는 것 같다. 하지만 실은 그런 일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고민'을 하는 순간, 디자인의 퀄리티는 자연스럽게 떨어지며 별로인 음악과 잘 매치되는 디자인이 만들어진다.

문제는 디자이너들이 작업하는 대상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때 나온다. 그런 경우 대상과 관계없는 '환상(허상)'과 '거짓'을 디자인하게 된다.

피고용인에게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것으로 소문난 한 기업이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리기 위해 '사람을 아낀다'같은 따스하고 정감 있는 카피가 부각된 멋진 광고를 제작한다. 디자인은 그 기업의 치부를 아름답게 가려주는 거짓과 허상을 만드는 일에 부역한다.

하지만 거짓을 만드는 디자인은 한계가 있다. 아무리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허상은 어떻게든 드러난다.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조직은 실제로는 혁신과 변화와 거리가 멀다. '소통'을 강조하는 조직은 소통이 막힌 조직이다. 아주 짧은 광고의 주된 내용이 지하철이 생겨서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이라면, 결국 그 외에는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과 같다. 클라이언트(조직)의 실상을 디자인으로 가리려고 애써도 결국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하지만 거짓을 만드는 디자인은 한계가 있다. 아무리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허상은 어떻게든 드러난다.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조직은 실제로는 혁신과 변화와 거리가 멀다. '소통'을 강조하는 조직은 소통이 막힌 조직이다.

회사원으로서 100% 공감가는 말씀입니다.

말로는 혁신과 변화를 외치지만 정작 본인들은 예외로 놓지요.

네. 자신들은 제외한 하위 직급에게만 혁신과 변화를 강요합니다.

앨범커버 디자인도 하시나봐요? 포토샵으로 하시나요??

네. 여러 소프트웨어를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