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곳곳 예쁘지 않은 구석이 없다.

in kr •  4 years ago  (edited)


5월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크루엘라'의 티저. 감독도 감독이지만 배우 라인업이 취향 저격이라 벌써부터 'cruella de vil' 을 흥얼거리고 있다.

  1. 4월의 반이 벌써 지났다. 올해의 네 번째 달은 여러 의미로 매 달 쌓이는 기록을 갱신하는 달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달 들어 가장 충격적이었던 말을 공유하자면, ‘내가 있는데 대중교통을 왜 타?’ 였다. 베스트 드라이버인 그는 단,장거리 어디든 데리러 오고 데려다 주기를 고집한다. 그 덕분에 난 이번 달 대중교통을 탄 적을 손에 꼽는다. 물론 몇 특수한 상황이 이를 가능케 만들었을 테고, 계속 지속될 수는 없음을 알기에 순수한 호의의 마음을 그냥 돌려보내지는 않는 편이다. 큰 마음을 받는 것만큼 주는 일도 행복한 일이니까.

  2. 함께 대화를 나누면 유독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화에 에너지를 소모해도 피곤하지 않은. 언제나 캐치는 하지만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다르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생각하게 된다. 이들을 본받아 바뀌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이지그림일기’ 중

  3. 말이 너무 많아 문제’인 사람과 ‘말이 너무 없어 문제’인 사람이 같은 곳에 존재한다면, 둘 중 어느 쪽과 대화하는 사람이 더 괴로울까. 바른 말, 아픈 말, 뼈를 때리는 말, 부드러운 말, 칭찬의 말, 사탕발림의 말, 긍정, 부정의 말... 말은 다양한 형상을 띄며 발화자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타인에게 전달되기 마련이다. 한 번 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는 특성도 참 무섭기에, 구체성을 가지고 인내를 들여 말을 해야 한다. 아무리 연마해도 ‘말’에 대한 고찰은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이기에 균형을 잡는 일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런 내적 어려움과 싸우는 나를 둔 주변 반응은 늘 엇갈리곤 했다.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할 말, 또는 내가 해야만 하는 말 중 늘 고르고 고민하는 나의 노력에 반하는 많은 이들의 섣부른 판단과 지적에 셀 수 없이 다쳐왔다. 그래서인지... 그 중 신님이 내게 해준 말은 내게 큰 위로가 되었다. 당신은 스스로 말이 없는 편이라고 했지만, 말이 없는게 아니라 말을 언제 해야하는지를, 그리고 귀를 언제 써야 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는-나를 다정하고 깊은 시선으로 관찰해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으니까.

  4.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아야 함은 잘 알고 있다. 기분이 상하거나 서운하다고 해서 그 감정기반으로만 행동하고 일을 급하게 마무리 짓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때문에 조금 더 품과 시간을 들여 천천히 사유하려는 의지에 대해 생각한다. 무엇이든 천천히 사유하고, 성찰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서 그런지-그리고 무엇보다 ‘중심’이 잡혀있지 않은 때는 특히나 여기저기에 쉽게 휘둘리기 마련이다. 이는 나 자신의 흥미에 대한 부주의함의 한 형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부주의함은 모든 종류의 과도함으로 인하거나, 심각한 결점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나약하고 흔들리는 나 자신을 잘 알기에 이런 나를 단단히 잡아줄 바위같은 사람을 늘 이상형으로 그려왔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그 마저도 그릇된 생각이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나 자신의 결핍을 상대방이 채워줄거라 바라고 이상화하는 모습은 결국 내게 독이 되는 일일텐데 나 자신은 변화하려 하지 않고 완벽한 누군가만을 찾아 다닌다. 관계에서 내가 ‘여기까지야’ 라며 조준선 또는 기준선을 정하는 일만큼 무례한 일이 또 있을까.

  5. 주말이 되기 전 비가 하도 내리는 바람에 실내에서 여러 볼일을 볼 수 있는 곳이 어딜까 생각하다가, 여의도에 위치한 ifc 몰에 들렀었다. 오랜만에 사람 북적이는 곳에 간 김에 옆에 새로 단장한 현대백화점도 잠깐 올라가 공간과 여러 샵을 구경했다. 보통 사람들이 즐비한 실내는 선호하는 편은 아니였지만 즐거운 데이트였다. ~했다 라는 식의 단순기록을 피해왔지만(조심해왔지만), 나도 점점 변하고 있는 듯 하다. 매일의 일상을 조금더 세세하게 기록해볼까 싶다. 가장 부드러운 것이 가장 강한것이라고 했다. 나의 말과 생각 상당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였다.

  6. 새로운 포맷의 글쓰기가 영 익숙하지 않아 시간을 쏟고 있다. 마크다운에선 출현하지 않았던 백스페이싱 문제와(문제라기 보단 적응의 matter 인듯) 인터페이스가 난관이다. 처음 글을 쓸때는 새로운 포멧인데 수정하기를 들어가면 전과 같은 모양. 안그래도 글쓰기가 어려운 뉴비들에게 이와 같은 업데이트가 스팀잇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야 할텐데.


    2021.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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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쓰신 글일텐데.. 저에겐 수첩에 적어두고픈 문장이 많네요! "아무리 연마해도 ‘말’에 대한 고찰은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이기에 균형을 잡는 일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 저는 어느 자리에 가나 대화의 양적 균형을 살피는 편이에요. 그 균형이 현저하게 깨지는 자리는 불편해하는 부적응자이기도 ^^;

오랜만에 찾아와주셨군요. ^^ 공감해주시니 부끄러운 글이지만 공유한 보람이 있네요. 저는 어디를 가나 살피고, 적응하려 노력하고 그럼에도 늘 겉도는 사람이라 소규모 딥토크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코로나19 시대라 그런지, 균형잡힌 말에 대한 갈망은 높아지는것만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