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 다시 보기] #629. 공중도시 마추픽추에 서다 /Peru

in tripsteem •  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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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꿈꾸는 미스티 @mistytruth


남미여행을 하고나니 마치 내 일생에 숙제를 마친 것 같은 뿌듯함으로 행복하다.
그만큼 마추픽추는 나의 버킷리스트였기 때문이었다.

마추픽추를 보러가는 날, 안데스 산맥이 끌어안은 고즈넉한 마을에 있는 고산지대의 우르밤바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날씨가 쾌청하여 마추픽추의 온전한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사실 이 시기에는 마추픽추에 비가 오는 날이 많다고 하니 날씨운은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일단 오얀따이땀보 역驛까지는 미니버스로 이동하며 오얀따이땀보 마을을 지나게 되었다.
미니버스가 겨우 한 대 지날 정도의 좁은 길을 지나야 했는데 잉카시대부터 만들어졌던 수로가 집과 집 사이를 지나고 있어 그 골목을 누비고 다녔을 잉카인들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오얀따이땀보역에 도착해서는 기다리고 있던 잉카레일에 탑승해서 왼쪽으로는 우르밤바 강이, 반대편으로는 안데스 산맥의 한 자락이 보여주는 풍경을 질리도록 감상하는 한 편, 잉카레일 승무원이 내온 코카차를 마시며 일행들과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고 망중한의 시간을 보냈다.


오얀따이땀보 마을


오얀따이땀보 마을의 수로는 잉카시대 때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주차장에서 역으로 가는 길.


역으로 가는 길에 있던 선물 가게들.


잉카레일. 10년 전에는 페루레일 하나만 있어서 독점이 심했는데 잉카레일은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도 좋은 편이라 한다.


승무원이 내어 준 코카차와 과자.


  • 잉카레일에서 본 풍경들

우르밤바강. 페루 남부의 안데스 산맥, 쿠스코 주와 푸노 주의 경계선 근처에서 발원한다고 함.



아구아 칼리엔테스 역 도착


  • 아구아 칼리엔테스 풍경

마추픽추를 보고 내려와 늦은 점심을 먹었던 레스토랑 '토토스 하우스'가 있는 건물



마추픽추 중간지점까지 운행하는 초록색의 셔틀 버스


1시간 40분 후쯤, 마추픽추역(아구아 칼리엔테스역)에 도착했고 마추픽추행 국립공원 셔틀버스에 올라탔다.

마추픽추행 셔틀버스를 타고 30여 분 지그재그로 난 산길을 따라 이동해서 마추픽추의 중간지점에 도착했했고, 마추픽추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하니 미리 다녀오기도 하고, 준비해 간 등산스틱도 꺼내 마추픽추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의 간절한 바람때문이었는지, 덕을 쌓은 덕분인지 날씨는 무척 쾌청하였고, 현지 가이드 얘기로는 이런 날씨가 한 달 만이라고 한다.
우기여서 오기 전부터 걱정이 많았었는데, 일생에 한 번 오르게 될 마추픽추를 이렇게 선명한 모습으로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큰 행운이지 싶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중간지점까지 가는 중~.


셔틀버스의 종점. 이곳에서 미리 화장실도 다녀오고, 스틱의 경우에는 뾰족한 부분이 없는지 검사를 받은 후 마추픽추까지는 걸어야 한다.


마추픽추를 향해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만난 현판들. 마추픽추를 처음 발견한 하이럼 빙엄의 이름도 보이고, 처음 발견했던 1911년~2011년이 씌어 있는 걸로 보아 100주년을 기념하는 현판인 것 같다.


저 아래 멀리 우르밤바 강이 내려다 보인다.


가끔 숨을 고르며 천천히 걷기도 하고~.


남미여행을 예약한 10월 중순부터 매일 1시간 씩 동네 산길을 걸으며 준비를 했건만 해발고도가 2400m가 넘는 이곳에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일은 쉽지 않아 금세 숨이 찼다.

마추픽추가 온전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도착해서는 나도 모르게 함성을 지르고 말았다.
믿기지 않는,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는 널브러져 앉아 상상 속의 마추픽추를 눈앞에서 바라보는 감격을 마음껏 누렸다.

망지기의 거처였던 건물이 보이는 넓은 터에 앉아 가이드로부터 마추픽추를 발견한 하이럼 빙엄의 얘기를 들었는데,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고고학자였던 그는 원주민 농부의 제보를 바탕으로 잉카제국의 멸망이후 잠자고 있던 마추픽추를 380년 만에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연구를 빙자로 잉카유물을 5만 점이나 미국으로 빼돌렸다고 하는 슬픈 이야기마저 듣고는 거주지역 쪽으로 내려갔다.


드디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마추픽추. 마추픽추는 '나이든 봉우리'라는 뜻으로 지금의 마추픽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이럼 빙엄에게 와이너픽추 건너 편에 있는 봉우리를 가리키며 했던 말을 하이럼 빙엄이 지금의 마추픽추를 말하는 것으로 오해했던 것이 굳어졌다고 함.


사진의 가운데 봉우리는 '와이너픽추'이며 뜻은 '젊은 봉우리'이다. 가파른 와이너 픽추 중간 쯤에 달의 신전이 있다고 하며 1일 동안 마추픽추는 물론 와이너픽추에 올라가는 인원이 정해져 있고, 와이너픽추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우리 팀은 체력은 되었으나 시간이 없는 관계로 패스했다.


마추픽추 중 와이너픽추의 오른쪽 부분(▲)과 왼쪽 부분(▼). 와이너픽추는 퓨마 형상을 하고 있으며, 와이너픽추 정상에서 바라보는 마추픽추는 새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망지기의 거처


망지기의 거처 앞 쪽으로는 넓은 면적의 풀밭이 있는데 잉카시대 때에는 밭이었다고 한다.



이 사진의 봉우리가 원래의 마추픽추(나이든 봉우리).
12월 22일(하지)에는 태양이 이 산 가운데의 태양의 문에서 떠올라 태양의 신전의 창을 통해 정면으로 들어오게 된다고 한다.



마추픽추는 일방통행이어서 태양의 신전, 나침반의 역할을 했던 돌, 해시계와 비슷한 기능을 했던 인티와타나, 콘도르 신전을 차례대로 보고 가끔은 모여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기도 하며 계속 걸었다.

잉카제국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에는 약 1,200명이 거주했으며, 테라스 형태의 농업구역과 거주구역으로 나누어 계획적으로 도시를 설계하고 수로를 구축하여 3000 개의 계단식 밭에서는 옥수수와 감자, 코카 잎 등을 재배하고 가축도 길렀을 것이라 하니 그 마추픽추에 와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 놀라울 뿐이었다.

특히 태양의 신전과 콘도르의 신전을 비롯한 200개의 건물 대부분은 지형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여 화강암으로 지어졌으며 정교한 석조기술은 경이로움을 넘는 최고의 수준이었다.

복구 중이라는 가옥터를 지나 가파른 와이너픽추는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하고 버스에서 내렸던 장소로 내려왔다.

어렸을 적 마추픽추와 잉카문명에 대한 얘기를 들을 때마다 머나먼 이국땅에 있는 그 곳은 호기심의 대상일 뿐 그곳에 가볼 수 있으리라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결국은 발을 딛게 된 마추픽추, 하고자 하는 일 또 하나를 해내고야 말았다.
또 하나의 꿈을 이룬 내게 쓰담쓰담~


마추픽추에서 이동할 때는 일방통행. 이제 거주지역 쪽으로 내려가는 중~.


가장 먼저 통과해야 하는 문을 지나서~.


거주지역 쪽에서 바라보는 망루쪽.


채석장 부근에서 바라보는 마추픽추.



이곳에서 살았을 잉카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시간~.


정확한 설계에 따라 만든 계단식 밭이 3000 개에 달한다.


버스로 올라왔던 지그재그 형태의 길이 보인다.


태양의 신전. 마추픽추의 건물의 벽은 모두 각이 진 형태이나 오로지 태양의 신전만이 곡선의 형태로 돌담을 쌓았다.


아래 내려와서 본 태양의 신전. 하지 때 태양이 산 가운데 있는 태양의 문에서 떠올라 태양의 신전의 창을 통해 정확하게 들어오도록 동쪽으로 창을 냈고, 이 창을 통과하는 햇빛의 각도를 측정하여 건기와 우기를 구분했다고 한다.


잉카시대 때의 수로. 잉카인들은 자신들의 정한 계획에 따라 수로를 만들고 이 도시를 건설했다.


나침반의 역할을 하는 바위


인티우아타나 Intihuatana. 화강암으로 만들어졌으며 넓은 바위에 기둥모양으로 깎은 돌이 솟아 있는 형태로 해시계와 비슷한 기능을 하며, 동짓날엔 제사장이 이곳에 태양을 붙잡아 바위에 묶어 놓는 의식을 치렀다고 함. 잉카인들은 태양을 숭배한 만큼 인티우아타나를 매우 신성시여겨 잉카인이 건설한 도시의 중심지에는 항상 인티우아타나를 세웠다고 한다.


콘도르 신전. 콘도르 신전에서는 사람을 제물로 삼는 제사 의식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행지 정보
● 페루 올란타이탐보 오얀따이땀보
● Aguas Calientes, 페루
● Machu Picchu, 페루



[지난 여행 다시 보기] #629. 공중도시 마추픽추에 서다 /Pe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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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건설하려해도 힘들텐데... 고대에 저런 도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인간은 참 알다가도 모를 존재같아요! ㅎㅎ

2000m가 넘는 높은 곳에 기계의 도움없이 저런 건물과 경작지를 이루었다는 것은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일 같습니다~^^

윽 저의 차키를 지켜준페루인형!

페루맥주맛이 끝내줍니다!
아이러브페루!

전 페루 맥주는 마셔보지 않았네요~ㅎㅎㅎ

  ·  5 years ago Reveal Comment

불가사의한 일인 것 같습니다.
당시로서는 무척 뛰어난 문명을 가지고 있었지 않았나 추측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