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락거리는 구리빛 포장지를 벗기고 타원형 과자를 집어든다. 낯선 도시에서 출발해 한국 남쪽 두 여자가 살고있는 오후 타타임 식탁에 도착한 부드러운 물질들.
“맛있게 맛있게 맛있게 먹어주세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와플 안에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생산된 바닐라 빈과 유기농 사탕수수 설탕으로 만든 크림이 잔뜩 발려있다. 눈은 감고 입 안에 퍼지는 향을 음미했다. 옆에서 졸고 있던 개가 고객를 약간 들고 코를 킁킁거린다. 검색창에 이 과자집 이름을 넣어보았다.
Méert
1677년 프랑스 북부에 있는 소도시에서 오픈한 가게이다. 아… 그나저나 릴이라는 이름이 정말 정말 예쁘다. 어떤 도시가 나의 마음속에 도착했다는 건 내가 그 도시에 가게될 거라는 걸 알아서 기분이 몽글몽글해진다. 예전에 독일에서 날아온 소포가 있었다. 독일에서 영화공부를 하러간 미쉘의 친구가 벼룩시장에서 산 커피잔들 보내왔는데 그 소포에 찍힌 우체국의 소인이 예뻐서 포장지를 벽에 붙여놓았었다. 그러다가 루프트 한자 비행기 티켓할인 광고가 눈에 들어왔고 우리는 어느새 뮌헨 마리앤 광장의 달마이어 커피집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 연유로 릴에 도착하면 가야할 미술관과 박물관, 디저트와 커피집을 찾았다.
라 피신느 La piscine 수영장 박물관
팔레 데 보자르 Palais des abeaux art 릴 미술관
Musée de la Poupée et du Jouet Ancien 인형과 오래된 장난감 박물관
메흐트 Méert
마다가스카르의 바닐라빈으로 만든 수제 바닐라 와플이 유명한 파티쉐, 가게가 아름다우니 꼭 가게 안에 앉아서 달콤한 와플과 차를 마시며 음미하고 싶다.
셀레스텡 Célestin
9대째 명맥을 잇는 맥주 양조장으로 화학첨가물 없이 바닐라, 꽃, 허브를 사용해 맥주를 만든다고 하니 저녁에 꼭 들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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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에 처음 갔을 때 미술관에서 고야의 그림을 봤고, 두 번째 갔을 때 수영장 박물관에 갔고, 세 번째 갔을 때 친구에게 와플을 선물 받았어요. 메흐트의 와플은 아니었지만요!
유럽에서 가장 큰 벼룩시장이 열리는 재밌는 도시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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