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해가 뜬다. 가자!

in hive-102798 •  3 hours ago  (edited)



"시간을 팔아 돈을 사지 않고, 직관을 따라 시간을 써 내려간 기록"



희년을 정리하며 한 문장으로 전반기 삶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시간을 팔아 돈을 사고 그 돈으로 다시 시간을 사려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멍청하게도. 처음부터 시간을 돈이랑 바꿔 먹지 않으면 되는데 사람들은 자꾸 부자들에게 시간을 헌납한다. 타이밍의 마법사이므로 시간의 중요성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그리고 돌아보면 단언컨대 한 번도 시간 대신 돈을 선택한 적이 없다. 하지만 마법사여도 사람인지라 매번 망설이긴 했다. 그래도 언제나 선택은 못 먹어도 고. 마법의 열차는 정시 도착, 불시 출발하니까. 물론 못 먹었다. 점수를 매겨보았다. 그런 면에서 나의 삶은 백점 만점에 이백점. 버킷리스트를 모두 해치웠으니 백점, 남들은 안 하고 못 해보는 경험도 그만큼 했으니 백점 더. 그 경험 중에는 인생의 사대재앙이란 것들도 껴들어 있다. 어떤 것들은 몇 번씩이나. 하지만 세상에는 공짜가 없으니까 정당한 대가를 치렀을 뿐이다. 뭐든 닥치기 전이 두렵고 막상 해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살아남아 또 글을 쓰고 있지 않은가. 그 비밀을 알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고 시시해져서 더 맹렬해지고 싶어지는 것이다. 십여년을 왕래 없이 살던 친동생은 모처럼 만난 자리에서, 형이 자기 주위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자 백점 더. (아, 이 친구는 십여 년 전 형의 선택에 대해 참 가지가지 한다는 논평을 늘어놓았었다.) 형 같은 시간 부자가 없단다. 시간부자라. 뭐 그건 나도 자부한다. 지나온 시간을 통틀어도 내 시간의 주인이 내가 아니었던 기간은 사회초년병이었던 이년 정도였으리라. 그나마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던 시간조차 나는 나의 조직의 시간을 나의 시간으로 전환시켰다. 아, 여기서도 그랬네. 스팀잇의 시간을 스팀시티 마법사의 시간으로 전환시킨지도 어언 칠년이 되어가고 있으니. 범인들은 하지 못할 일이니 흉내는 내지말도록 해라. 암 걸리고 싶은 건 아닐 테니까. 그러나 죽을병에 걸릴지라도 내 시간을 내 뜻대로 사용하며 살아간 날이 더 복된 것은 어제 불의의 사고로 죽은 누군가의 마음일 거다. 내일 같이 저녁 먹기로 약속한 그이 말이다. 형이 부럽다 말한 동생은 은퇴의 날을 칠년 뒤로 정하고 카톡 프로필에 기록해 놓았다. 미안하다 동생아, 어제 죽은 누군가도 그랬을 거야. 시간의 주인이 되는 건, 지금, 바로, 당장이란다. 차차? 그딴 건 없어. 시간은 쉬지 않고 흐르니까, 지금 움켜쥐지 않으면 없는 거라고. 사람들은 그래서 시간을 두려워한다. 쥘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자꾸 시간은 없다고 부정한다. 시간이 왜 없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시간은 허상이고 그러니까 시간은 없는 건가? 그래서 자꾸 시간이 없다고 만나주지 않는 거니? 아이야, 시간은 있어. 너가 줄줄 흘리고 있을 뿐이지. 그나마 돈으로다 바꿔 먹기라도 했으면 다행이다. 염려와 불안으로 만리장성을 쌓고 있으면서 왜 시간이 없다는 거야. 나 참. 시간을 빼앗기면 안 된다. 무엇으로도 시간을 빼앗기면 안 된다. 현대의 뱀파이어들은 자꾸 타인의 시간을 빨아먹는데, 요즘은 춘자 주변에 그런 흡혈귀들이 종종 출몰해 신경이 쓰인다. 춘자의 시간을 빨아먹는 시간 뱀파이어들은 그녀의 '아랑곳'에 일침을 맞고 즉사하는 편이지만, 갈길 바쁜 춘자에게는 참으로 귀찮은 일이다. 보라! 그대의 시간은 어디에 있는가? 그대의 집이 어딘지는 관심도 없다. 그대의 시간은 대체 어디에 쓰이고 있는가? 왜 그대의 시간이 스팀시티에 머물지 않는가? 마법사는 어쩔 수 없이 버킷리스트에서 스팀시티를 삭제해 버렸다. 사람들이 머물지 않는 도시에 시간이 고여 썩어가고 있으니까. 누가 스팀시티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할 것인가! 됐다. 그대 시간이나 잘 간수해라. 돈이랑 바꿔 먹지 말고. 돈은 그냥 시간처럼 흘러 다니는 거야. 하지만 시간은 모두에게 이십사 시간이니까. 우리에게 밑천은 그것뿐인 거야. 그리고 그것을 내가 써야지. 남이 쓰게 두지 말고. 돈은 시간을 사용하기에 필요한 만큼이면 된다. 그리고 그 돈이 생기면 시간을 사용하는 데 모조리 써라. 그리고 내일은? 내년은? 노후는? 내일은 없어. 내년도 없고 노후도 없어. 시간이 없으면 말이야. 얼마를 주면, 마법사의 시간을 살 수 있을 것 같은가? 인생의 재앙이랑 바꾼 이 시간을 말이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삼백만원이던 시절을 지나 지금 이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그러니 기회가 없었다고 말하면 거짓말. 언제 부자가 되겠냐고 점 보러 다닐 자격은 이미 없는 거지. 안 사놓구선 이제 와서 웬말이냐 싶으면, 그래도 시간을 지켰으니 다행이야 라고 말할 수 있으면 되는 거야. 백만 비트로도 마법사의 시간을! 사주면 좋겠다 하하. 그러나 그런 이가 없을 테니 나는 나의 시간에 무한대의 가격을 매겨놓고는 아무에게도 팔지 않으리라. 그리고 종말의 날에 '그건 참 잘했어', '뭐가?', '시간을 팔지 않은 거 말이야'라고 말하는 거야. 희년의 마법사처럼. 사토시조차 비트 가지고 천국에 갈 수는 없는 거니까. 그러니 그대의 천국을 지금, 여기, 이 시간에 누리자. 새로운 날이 밝아오고 있으니까.

해가 뜬다.
가자, 시간이 없어!!









[위즈덤 레이스 + Music100] 26. A Rising Sun_ Alan Ellis


Human Library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푼돈 주우려고 앱태크에 시간을 바친 자신을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