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싶다. 사고 싶어'
소년은 유령 열쇠고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머리를 만지면 눈에서 불이 들어오는 유령 인형이 달린 열쇠고리. 그게 뭐라고. 소년은 매대에서 그걸 보자마자 마음이 꽂혀버렸다. 그런데 그게 뭐라고. 열쇠고리 따위가 천 엔을 하다니.
'비싸다 비싸'
여행 중에 무언가를 사기란 마음 같지가 않다. 동전 하나도 세어가며 예산 규모를 따지는 소년의 한 눈은 바로 눈을 감아버렸다.
'보지도 말아야지. 이런 건 낭비라고.'
낭비와 마음 사이에서 승리하는 것은 언제나 밝은 눈이다. 밝은 눈은 주머니 사정을 명확히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밝은 눈은 얼마나 밝은지, 저 어둠 속 주머니 끝에서 찰랑이는 동전의 숫자까지 꿰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다 계획이 있는 것이다. 철저하게 배분된 계획. 승리는 딱 떨어지는 소비. 그것이다.
허나 마음의 눈은 그렇지가 않다. 마음의 눈은 셈에는 어둡고 좋은 것에는 자석처럼 달라붙는다. 좋은 것. 좋아서 갖고 싶은 것. 그 눈은 천장까지 물건이 가득 쌓인 창고 더미 속에서도 '좋은 것'을 발견한다. 순간 후광이 발현하여 자석처럼 마음의 눈을 끌어당기고는 눈꺼풀을 확 뒤집어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각막에다 화상을 입힌다. 실루엣 그대로, 감아도 보이고 시선을 돌려도 사라지지 않는 그림자를, 생생한 그림자를.
_ 마법행전 2부 7장 유령은 백 엔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