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9(일)역사단편269. 문자와 그림

in hive-143843 •  14 days ago 

인간이 사고능력을 통해 동물의 왕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사고하는 것보다는 감각을 더 좋아한다.
때문에, 대다수의 인간은
문자보다는 그림을 좋아하고 쉽게 받아들인다.
때문에 뭔가 조작을 하려면,
그림을 그려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된다.
텍스트는 자꾸 생각을 하게 되기 쉽상이고
그러다보면 거짓말이 탄로날 수 있다.

사례를 하나 본다.

지금으로 부터 약2천년전
지나족에게 가장 두렵고 극복하기 어려운 상대는
동이족을 포함한 북방계였다.

실제로 한나라는 흉노의 공격을 받아 고조 유방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적도 있었기에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
지나족이 흉노와 전쟁을 벌인것은 수백년간 지속되었는데
그 전쟁중 하나를 보자.

서해.JPG
<그림:두헌의 북흉노평정전쟁>

이 그림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자연스럽게,
두헌이라는 사람이 북쪽으로 군대를 몰고가서 흉노를 무찔렀다.
여기저기 지명이 있고, 큰 호수도 보인다.
그랬나 보구나..끝

누군가 설명을 한다.
흉노는 북쪽에 있고,
정벌한 지역이 만주지역이다.

사기.JPG
<당시 한나라가 평정했다고 상상하는 지역>

그런데, 처음 소개한 흉노토벌전에 대한 텍스트 정보를 보면
다음과 같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영원 원년(89년), 동한의 대장군 두헌이 연연에서 공을 세워
북흉노를 서쪽으로 이주시켰다.
북흉노가 서쪽으로 이주한 후, 동한(=후한) 조정은
남흉노를 장성 이북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산서 북부에 계속 정착하게 했다.

이게 무슨말인가?
남쪽에 있던 흉노는 산서성 북부쪽에 계속 거주했다.
장소가 산서성이라는 이야기다.

산서성.JPG

두 번째 그림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럼 후한의 두헌이 흉노와 싸우고 몰아냈다는 지역은 어딜까?

여기에는 그림의 함정이 숨어있다.
낙양에 도읍이 있었던 한나라의 입장에서는
항상 북쪽으로 쳐들어가는 처지인데
2천년전의북쪽이라는 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지리적, 방위적 사고에 있는 북쪽과는 전혀 다르다.

흉노토벌전쟁이 벌어진 곳을 지도에 나온 장소를 확인해서
다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두헌흉노정벌.JPG

사실은 북서쪽으로 쳐들어간 것이다.
지도상에 등장하는 중요한 지명이 있다.
북쪽의 공격루트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지도의 아래쪽 형광펜 노선에 두 곳을 확인해본다.

伊吾(哈密)이오(합밀): 哈密市신장 위구르 자치구
居延거연:酒泉市(주천시) 金塔县(진타현),감숙성

거쳐가야 하는 곳이다.
최종 목적지에 '서해'라는 바다가 보인다.
중국인들은 4개의 바다를 들먹인다.

북해, 서해, 동해, 남해
여기에 서해가 있다.
정확한 위치는 더 따져봐야 겠지만
적어도 공격 방향이 만주나 그쪽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당시에 고구려는 태어나면서부터 눈을 뜨고 볼 수 있었다는
태조대왕(太祖大王: 47년~121?165?) 시절이다.
혹시 기록이 있나해서 살펴보니

태조대왕.JPG
이 요란한 전쟁이 벌어졌던 기간인
77년~98년까지 태조대왕본기에는 아예 기록이 없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검증은 이래저래 피곤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내가 어디서 온 누구인가를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image.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