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명 팁과 고통: 딸래미(송소희) 이름을 지으면서 느꼈던 고뇌와 번뇌의 기록

in kr-pen •  7 years ago  (edited)

인터넷에, 그것도 블록체인에 딸래미의 이름을 기록하는게 살짝 께름칙하긴 합니다만 딸래미의 이름을 작명했을때 제가 고려했던 것들과 고뇌에 대해서 살짝 기록을 남겨두려 합니다. 새로 태어난 자녀, 새로 만드는 서비스, 가게 이름 등을 작명하시려 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그래머의 42%..


프로그래머의 42%가 가장 어려운 업무 중 하나로 '변수이름 짓기'를 꼽았다는 설문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일개 변수 이름을 짓는 것도 이토록 어려운데, 새로 창업한 회사 이름을 짓거나, 자녀의 이름을 짓는 것은 훨씬 더 어렵고 고뇌에 휩싸이는 일이 됩니다. 저도 그 고뇌 속에서 딸 이름을 지었던 것을 일기로 남겨놓았었는데, 파일 정리를 하다가 그 일기가 보여서 스팀잇에도 각색하여 공유하겠습니다.

유행하는 중성적 이름을 만들 것인가?


마침 소희의 이름을 지으려고 고민할 때는 가온, 유주, 한울이 같은 중성적인 이름이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을때였습니다. 그래서 소희 또래들을 보면 중성적인 이름을 가진 어린이들이 정말 많습니다. 유행은 어차피 돌고 도는 것이라 시간이 흐르면 의미가 없어질테고 제 성격 또한 남들의 유행을 따라 움직이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중성적 이름 짓기 트렌드는 일단 패스하였습니다.

작명소에 갈 것인가?


아이의 이름을 짓는 것이라 신중에 신중을 기했고, 몇주를 고심하다보니 '작명소에 갈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잠깐 알아보니 유명 재벌집 자제분들이나 명망있는 가문에서도 작명소를 이용한다고 하고 재미있는 뒷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작명소에 맡긴다는 생각은 머지 않아서 접게 되었습니다. 제 자녀이니 아무래도 제 손으로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고, 그게 아이에게도 더 의미가 있겠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발음하고 표기하는데 무리가 없는가?


모든 나라의 발음을 그대로 수용하기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여러나라의 언어로 발음하고 표기하는데 무리가 없는가?'도 고려하였습니다. 이미 우리는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고 있지만, 제 자녀 세대때는 지구가 더욱 더 좁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려는데 이름이 길어서 기억하기 어렵거나, 발음이나 표기하기가 어렵다면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제 이름만해도 일본인 친구들은 '죤시쿠'라고 부릅니다(ㅠ_ㅠ). '성균'이라는 이름의 영문표기법 "Seong-Gyun"은 외국인들 입장에선 너무 어렵습니다. 가명으로 다양한 외국 이름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지만 본명이 간단치 못하면 이런 저런 제약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소희의 이름은 영어로는 Sofie, 일어로는 ソフィー, 중국어로는 Xiao Xi 등으로 세계 어느 나라 언어로도 무난하게 발음하고 표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억하기 좋은가?


이건 앞의 이야기와도 일맥상통합니다. 딱 들었을 때, 한번에 기억되기 좋고 나중에도 떠올리기 좋은 이름이면 좋겠지 싶었습니다.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가?


이건 무릇 모든 부모의 염원과 일치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세상의 온갖 좋은 뜻을 다 담아주고 싶은게 부모님들의 마음이라지만 우선 앞의 조건들을 충족하고 나서 좋은 의미가 담기는가를 보는식으로 작명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한자 이름의 경우 음양오행도 따지라고 하고 획수에 따라서 나쁜획도 있다고 해서 그것도 감안하였습니다. 전문적인 수준으로는 못했지만 대략 스터디하여 진행했습니다.

소희의 이름은 '높을 소', '빛날 희'라는 의미로 높은 곳에서 별처럼 빛나라는 의미입니다.

영어권에서는 할머니 같은 이름이 아닌가?


Sophie(Sofie)라는 이름이 오래된 느낌을 주진 않을까? 잠시 걱정도 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당시에 핫하다던 "Mia"와 같은 이름도 고려했지만 저는 미아보다는 소피가 좋았습니다.

이상 제가 딸래미의 이름을 정하는 동안 고려했던 것들과 고민했던 것들을 간략하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스크린샷 2018-03-22 오후 3.08.42.png

(c) IT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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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비노기 영웅전을 할 때 4시간동안 고민 후 바덴뷔르템베르크라고 지었습니다.

결과는...? 불러줬을때 친구추가를 성공한 친구가 0명입니다. 지금도 바덴뷔르템부르크인줄 알 겁니다.

월드 오브 탱크는 갑자기 아시아서버 이전을 하길래..한글을 사용할 수 없어서 변환한 닉네임은? 방금 떠오른 노래 이름 CHOASMADE!

친구가 같이 게임하기 싫다고 했습니다.


외국인이 외우고 발음하기 쉽게 하신 부분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꼭 그렇게 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전 눈으로 보고 있는데도 바덴뷔르템베르크라고 쓰고 곧장 잊어버리네요. 머리가 좋으신 것 같습니다. ㅎㅎㅎ 그러고보니 지금 스팀잇 아이디도 산스크리스트이시네요. 아중에 떠올리려고 하면 산스크리트, 산스크립트?? 막 헷갈릴 것 같아요 ㅋㅋㅋ 근데 되려 그래서 더 브랜드가 각인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예전엔 게임하려면 친구 아이디를 일일이 쳐야하니 같이 겜하기 싫었을 것 같기도(...) 근데 요즘은 한번 등록하면 클릭으로 호출이 되지 않나요? ㅎㅎㅎ 할튼 재미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브랜드가 각인된다니 그냥 지은 이름의 전혀 예상치 못한 효과가..뉴비니까 어서 각인을 시키고 다녀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댓글 소통 많이 하시면 자동으로 각인 되시지 싶습니다~

ㅎㅎ 다른 직군이라 생각도 못해본 어려움이네요

작명에서 해방된 분야에서 일하시나보네요^^

이름짓기..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하죠.
그냥 지었다가는 나중에 큰 코가 아니라 온몸이 다치는 수가 있습니다. 하하하~ 옛생각이 나서리.
어째뜬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인디 울 꼬맹이는 제가 조리원에 있는 사이 가족들이 받아와서 투표로 선정했다는~ ㅎㅎ

오 온몸이 다칠 정도라니;; 썰좀 풀어주세요. 완전 궁금하네요.
그리고 작명을 중시하시는 분의 자녀를 가족들이 투표로 선정하다니 뭔가 절망적인 ... 털썩..(ㅋ)

그냥 하는 소리예요. 예전에 개발 코드의 코드명을 잘 못지어서 개발자들이 자꾸 착각을 하니 사고가 3번이나 났었어요. 근데 담당 개발자들이 코드명을 바꾸면 작업이 너무 많아진다고 또 그대로 써야겠다고 해서 본부 개발자가 다 모여서 바꾸네 마네로 토론하다가 우아한 저의 이미지를 깍아 먹은 일이 생각이 났어요. 그때 그일로 저의 절친 동료가 한동안 제 눈을 쳐다도 안보고 제 주변에 얼씬도 안했다는..ㅠ.ㅠ 슬픈 얘기죠.

우와 전 댓글을 보고 들었던 생각이 '오나무님께서는 회사의 핵심 인재셨구나'싶어서 아이디에서 아우라와 후광이 반짝거리네요 ㅎㅎ 우아한 이미지는 이후에 잘 회복 되셨겠죠?^^

저 핵심 인재 아니구요, 그냥 까칠한 직원이자 까칠한 동료였던 거죠. 우아한 이미지는 제 추구하는 거지 뭐 실상은 우아하지도 않겠지만 여튼 이후 또 다른 절친 동료가 하는 말이 "오모씨? 말이 다 맞는데, 너무 그렇게 빈틈 없이 말을 하니 숨도 못 쉬겠더라."라며 전해줬어요. 즉. 정내미가 떨어졌다. 이런거죠. 그러나 또 눈치 없는 전 공사가 나름 분리되어 있어 그 절친한테 가서 커피 마시자고 하고 얘기해서 또 친해졌어요. 아직도 같이 일해요~~ 하하하

👨 자녀의 이름을 짓는 것은 많은 정성이 들어가죠.
미래를 내다 보시고 많은 고민 하셨네요 :)
바람대로 빛나는 별처럼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저는 자녀가 없어서 강아지 두마리 이름만 지어 봤어요. 바비와 마리.
제가 김씨 성이라 김밥, 김말이 라고 지어 줬지요.
생김새가 닮았거든요. 합치면 김밥말이 ㅎㅎ
부를땐 바비, 마리라고 부르고 Bobby, mari 영어 이름을 사용한답니다.
나름 고민 한건데 다들 웃더군요 ㅋㅋㅋ

'바비와 마리', 영어로도 굉장히 좋은 이름이고 두 친구끼리도 잘 어울렸을 이름이네요. 그리고 성이 김씨라고 하셔서 합해서 읽으신 부분에서는 센스에 감명 받았습니다. 김밥과 김말이라니 ㅋㅋㅋ 센스가 정말 대단하시네요^^

작명이란 항목은 프로그래머가 아니어도 힘든 일이죠.
이상한 이름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하다못해 식당을 차리더라도 식당 이름 짓는데 고뇌를 많이 할 것 같아요. 기발한 이름들도 많지만 이상한 이름들도 많은게 그런 이유 때문인가봐요 ㅎㅎ

프로그래머들에게 또다른 고충이 있군요.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들이 부르기 좋은 이름은 우선 받침이 안들어 가는데 좋을 것 같아요. 성은 어쩔수 없지만 이름이라도..ㅎ

네~ 가급적 받침이 없거나 연음으로 읽어도 받침 없는 것을 읽는 것처럼 자연스러우면 좋겠죠~ 이름에 구개음화 들어가 있으면 정말 안습 ㅋㅋㅋㅋㅋ^..^;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이름짓기는 어렵죠.
온라인 게임을 시작할 때 제일 고심하는게 닉네임 정하기라고 하기도 합니다. ㅎㅎ

이름이란건 정말 중요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 맞다. 게임 캐릭터 이름 짓기;; 정말 어렵죠. 전 스팀잇 아이디도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엔 걍 제 이름으로 했어요 ㅠㅠ 센스부족 ㅋㅋ

제가 매우 좋아하는 국악소녀 송소희가 있는데 유명인과 겹치는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ㅎㅎ

그 아가씨를 노리고 저렇게 지은건 아닌데, 짓고보니 유명세에 덕도 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ㅎㅎ 게다가 나중에 알고보니 본관도 같고 저희집 식구더라고요. 그런 우연이 ㅎㅎ

허걱 그렇군요 ㅋㅋ
노리신건 아니란걸 본문을 보면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어떤 느낌이실까 궁금했습니다 ㅎㅎ

이름짓기가 프로그래머에게 가장 힘든일이었나요 ㅋㅋㅋㅋㅋ 문과감성? ㅎㅎㅎ 작명소 이름짓기 같은 경우에는 대체적으로 사주팔자와 같은 부분에서 액운이 끼지 않도록 맞춰서 지어주는경우가 많죠 ㅎㅎㅎ 그래봐야 돌림자까지 들어가버리면 거기서 거기가 되긴 하지만... ㅋㅋㅋ 좋은 이름 지어주신 것 같네요.

저도 아기 이름을 지을 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성명학을 스스로 공부해서 지어줬는데..그렇게 지어주고 보니 스스로 뿌듯하고 더욱 애착이 가더군요.

이야 이런 주제로도 이렇게 수치적인 분석글이 나올수 있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변수명(함수,클래스명)의 고민 완전 공감합니다.^^

맨 아래 수치는 IT관련 미디어에서 조사한건데 세상 무엇이든 수치화 할 수 있으니 수학과 컴퓨터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변수명 지을때 카멜케이스로 갈지 _ 이걸 쓸지 - 이걸 쓸지.. 이런것도 고민이라능ㅋㅋ 공감하시나요 ㅋㅋ

카!!! 그건 개발자들 사이에서 절대로 합의가 되지 않는.. 판도라 상자!!! 카멜케이스 보자 마자 팡터짐.ㅋㅋ

이름짓기 정말 어렵죠!
제 친구들이 하는 고민과 똑같은 고민을 하셨네요ㅋㅋㅋ
발음하기 쉬우냐도 엄청 중요한 문제같아요. 평생 부를 이름이니까요. 저도 발음하기 안좋은 이름이라 이름 부를때마다 사람들이 못알아듣거든요..ㅋㅋ
@jongsiksong 님은 아이 이름 엄청 잘 지으신 것 같아요 영어이름 짓기도 좋고

네 토락스님과 마찬가지로 제 이름도 불리기도 어렵거니와 나이도 들어보이는 이름이라 늘 이름 컴플렉스가 있었거든요. 딸래미만큼은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 안 받길 바랐습니다^^

  ·  7 years ago (edited)

저기에 쪼~끔 더한 (개인적)기준은 발음할 때 입모양이 예쁜가! 도 있는데요.
ㅗ,ㅗ,ㅢ 조합은 'ㅗ'발음이 야무져서 다부진 느낌을 주고, 'ㅢ' 의 'ㅣ'로 끝나기 때문에 웃는 얼굴로 마무리 되어요. ^_^ 김치~ 와 같은 효과요!
정말 예쁜이름이예요. 직업병이 여기서....헤헷;;

역시 필통님!
입모양에서 느껴지는 표정의 느낌은 전혀 고려하지 못했는데, 댓글 보고 한 수 배워갑니다.
어쨌든 너무 다행스럽게도 표정도 잘 뽑히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네요. 소 뒷걸음질 치다가 쥐잡은 격이긴 하지만^^;;;;;;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의 이름을 짓는 것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도 막중했던 것 같습니다.

영어권에서 옛날 이름인지 아닌지를 생각하신 것은 저에게 귀감이 되네요. ^^

네~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했는데, 어떤 부모님이던지 그런 마음으로 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