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많이 사라졌지만 월남전쟁때 마지막 한국대사관 공사였던 이대용 장군이란 분이 있었다. 그분은 황해도 출신으로 해방이후 북한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월남해서 군인이 되었다. 원래 소작인 출신이라 성분은 좋았으나 수업시간에 김구를 위시한 민족주의자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는 말을 했다가 처형당할 위기에 처하자 북한을 탈출했다고 한다.
천신만고 끝에 서울에 왔으나 먹고살일이 없어 전전긍긍하던 중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서 장교가 되었다. 춘천에 있는 6사단 7연대 1대대 1중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6.25 전쟁이 발발했다. 한국전쟁 전체를 중대장과 대대장으로 근무했다. 약 130여번 이상의 전투를 치루었으나 단 한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
문경지역에서는 허벅다리와 복부에 총상을 입어 후송되었으나 상처가 채 낫기도 전에 배에 붕대를 매고 다시 전선에 복구했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총공세를 하던 8월과 9월 경북영천 신령지역에서 북한군과 죽고 사는 전투를 치루었다. 100여명이 넘던 중대원은 20명으로 줄었고 3명의 소대장이 모두 전사했다. 며칠간 밥을 먹지도 못하고 전투를 치루었다. 이제 북한군이 한번만 더 공격해 오면 꼼짝없이 죽거나 철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북한군은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았다. 북한군도 힘을 완전히 소진한 것이었다.
그 이후 북한으로 진군해서 평양 북방지역에서 김일성이 타던 승용차를 노획했다. 지금 용산 전쟁기념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초산지역으로 진격해서 압록강물을 떠서 대대로 보냈는데 그것이 이승만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되었다.
중공군이 침략했을때 한국군 전 부대중에서 유일하게 군복을 입고 총을 들고 철수했다. 철수하는 길에 간호병으로 종군했던 여고생 출신 3명을 데리고 후방에까지 내려왔다. 철수하는 3개월 동안 한번도 군화를 벗지 못했다. 철수이후 군화를 벗었더니 발바닥까지 같이 떨어져버렸다고 한다.
준장으로 예편하고 월남전 당시에는 한국대사관에 공사로 근무했다. 사이공이 붕괴될때 교민들 철수를 위해 동분서주하다가 탈출하지 못하고 월맹군에게 포로로 붙잡혔다. 5년동안 감옥에서 고문을 받고 북한으로 입북하라고 회유를 받았다. 북한은 황해도에 있던 이대용 장군의 누나 목소리까지 녹음해서 월북하라고 했다. 끝까지 거부하고 1980년에 석방되어 귀국했다.
귀국해서 얼마있다가 월간조선의 조갑제 기자에게 이중간첩 이수근이 조작되었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보도하게 했다. 월남을 거처 스위스로 탈출하려던 이수근을 사이공에서 체포한 사람이 이대용 장군이었다. 중앙정보부에서 이수근을 이중간첩으로 몰아가서 사형시켰던 것이다. 그 당시 이수근의 조카도 간첩죄로 무기징역을 받고 수감중에 있었다. 이대용 장군의 증언으로 이수근 사건은 재심을 받게 되었고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로 결정되었다. 이수근의 조카도 바로 석방되었다.
1990년 이후에는 한국전쟁 당시 춘천전투의 영웅으로 알려진 심일 중위의 공적이 사실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심일 중위는 춘천지역으로 공격해 들어온 북한군 자주포를 수류탄과 화염병으로 육탄공격하여 2대를 파괴한 영웅으로 태극무공훈장을 받았다. 이후 1990년대 중반에 백선엽 장군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육군사관학교 졸업생중 뛰어난 사람에게 심일상을 주게 했고, 육군의 전투중대장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을 선발하여 심일상을 주게했다.
이대용 장군은 심일이 육탄으로 자주포를 파괴하지도 않았고 가지고 갔던 대전차포 2대중 1대는 두고 1대만 가지고 철수했다고 증언했다. 심일이 자주포를 육탄으로 파괴한 것은 사실이 아니므로 고쳐야 한다고 했다. 아마 이대용 장군은 그정도의 일은 쉽게 고쳐질 수 있는지 알았나 보다.
그러나 심일문제는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심일의 공적문제는 조선일보에까지 보도되었다. 이후 국방부와 육군본부간 사실여부에 대한 입장차이가 발생했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는 심일의 공적이 사실이라고 주장했고 육군본부 군사연구소는 심일의 공적이 사실이 아니며 이대용 장군의 주장이 옳다고 했다.
결국 국방부 주관으로 심일공적확인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심일공적확인위원회는 공청회를 열어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말한 것 처럼 심일의 공적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공청회에서 육군본부 군사연구소는 발언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공청회는 짜여진 각본대로 일방적으로 진행되었다. 주요신문은 심일의 공적과 관련한 공청회 진행과 관련한 어떠한 문제제기도 하지 않았다. 일부 소수언론만 문제를 제기했으나 찻잔 속 태풍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편에 서서 심일공적확인위원회의 일방적 공청회 진행도 눈을 감고 말았다. 심일공적확인위원회는 심일의 공적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다가 계속 모순이 발생하자 심일이 당시 춘천에서 북한군 자주포 6대를 파괴했다고 사실을 정정했다. 원래 6.25일 정오경 2대를 파괴했다고 했다. 그러나 바뀐 자료에는 심일이 6월 25일에 3대, 6월 26일에 3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고 그에 따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발간한 6.25 전쟁 공간사 내용까지 바꾸어 버렸다.
이후 이런 사태에 분개한 이대용 장군은 기력을 잃어 버리고 얼마후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이전의 포스팅에서 심일의 공적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할 것임을 밝힌바 있다. 그런데 최근 주변사람들로 부터 더 이상 그문제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인데 누가 옳으니 틀리니 하면서 따질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당시 모두 국가를 위해 희생했다. 그런데 그것이 조작된 것임을 뻔히 알고도 모두 묻어 두고 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이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다름아닌 이대용 장군이다.
사람 다 거기가 거기다. 그러나 다 똑같은 사람같지만 모두 다 다르다. 며칠전 심일문제에 대해 더 이상 따지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그동안 친하게 지내던 사람으로 부터 듣고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것일까 ? 그냥 그렇게 대충 묻혀 지나가면 아무일도 아닌 것이 되는 것인가 ?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하는가 하는 것은 나의 문제이다. 내 실존의 문제이라는 말이다. 인간은 항상 선택을 한다. 그러고 그런 선택의 누적이 나의 실존을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그만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아닌 권유에 실망을 했지만 절대 그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시 다진다. 나는 나고 그들은 그들이다. 나는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살고 그들은 그들 살고 싶은대로 사는 것이다. 나는 절대 그들이 살고 싶어하는 방식대로 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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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AY, I did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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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만 다른 사람들.
이해는 하지만 용납은 안되는 경우, 이해못하겠지만 용납해야 하는 경우.
나의 인생은 나의 선택의 누적,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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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군같은 분이 계셔서 이 나라가 지금에 이를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굴하지 않는 삶! 가치있는 삶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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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을 답습한 조직 답다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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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과거이니 그대로 덮어두고 쉬쉬하는게
미덕이라는 이름으로 변질되어버린거같네요
다음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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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위해 눈뜬 장님이 되길 강요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무엇이 옳은지 보다 조직이 우선인게 당연시 되는 사회는 비정상 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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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용 장군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듣네요. 한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군요.
역사를 어떻게든 바로 서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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