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레에는 간밤에 비가 내렸다. 초모가 보내준 라마유루 홍수 동영상을 보고 난 이후여서 빗소리를 듣고는 잠결에도 걱정스러웠다. 새벽 다섯 시쯤 복도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화들짝 놀라서 뛰쳐나가보니 이미 바닥이 흥건했다. 우리가 지내고 있는 방에는 비가 새지 않아 다행이었다.
물이 떨어지는 곳에 양동이를 몇 개 더 받쳐 놓고 침대로 돌아와 명상하며 그옛날 초모리리 홈스테이의 비가 새던 방을 떠올렸다. 그 방의 구조, 조명, 담요에 고여있던 빗물을 또렷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앗, 차가워!"하고 내질렀던 나의 비명도. 그 장면을 선명한 기억의 방으로 옮겼다.
침대 시트, 타월, 빨래거리가 산더미여서 온종일 빨래를 했다. 죽도록 힘들었다. 곡소리를 내며 몇 시간동안 빨래를 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지금 오늘을 돌이켜보니 빨래만 생각난다. 물에 젖어 무거워진 침대 시트, 덜컹 덜컹 탈수기 소리, 거칠어진 손을 걱정하는 나. 그 장면도 선명한 기억의 방으로 옮겼다.
I became the endless night
Now I stand upon th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