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15(토)역사단편71-열하일기 피서록

in hive-143843 •  19 days ago  (edited)

從使者入中國 須有稱號
譯官稱從事
軍官稱裨將
閒遊如余者稱伴當
國言蘇魚稱盤當 盤與伴音同
旣渡鴨綠江則所謂 伴當銀頂翠羽 短袂輕裝
道傍觀者 指點輒稱蝦
不識爲何稱蝦 而蓋似是武夫之別號也 所過村坊
小兒群聚 齊呼哥吾里來哥吾里來
或隨馬尾 爭唱聒噪
哥吾里來者 高麗來也
余笑謂同行曰 乃變三魚
諸人問何謂三魚
余曰 在道稱伴當 是蘇魚也
渡江以來 稱蝦 蝦亦魚族也
胡兒群呼哥吾里 是洪魚也 人皆大笑
사신을 따라 중국에 들어가는 사람에겐 모름지기 호칭이 하나씩 붙는다.
역관은 종사(從事)라 하고,
군관은 비장(裨將)이라 하는데,
나처럼 놀러가는 사람은 반당(伴當)이라 부른다.
우리말로 소어(蘇魚)는 '반당(盤當=밴댕이)'이다.
'반(盤)'과 '반(伴)'은 음이 같다.
그런데 압록강을 건너면
이 반당은 은빛 모자끝에 푸른 깃을 꽂고 짧은 소매에 가벼운 복장으로 차림새를 갖춘다.
그러면 길가의 구경꾼들은 이를 가리키면서 '새우(蝦)'라고 부른다.
왜 새우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무장한 남자를 부르는 별칭인 듯하다.
마을을 지날 때마다 동네 꼬맹이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일제히 '가오리온다, 가오리온다'하고
더러는 말의 뒤를 따라오면서까지 다투어 외친다.
'가오리래'는 '고려(高麗)가 온다'는 말이다.
‘내가 세 가지 물고기로 변하는구먼.’ 하고는 웃었다.
모든 사람들은, ‘어째서 세 가지 물고기라 하는가?’ 한다.
나는, ‘길을 떠날 때에는 반당이라 하였으니 이는 소어요,
압록강을 건넌 뒤로는 새우라고 하니 새우도 역시 고기의 한 족속이요,
되놈 애들은 모두 가오리 하고 부르니 이는 홍어(洪魚)가 아닌가.’ 하니,
곧 사람들은 모두 크게 웃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마상구호> 박지원 《조선시대 한시읽기(下), 한국학술정보》)

高句麗 Gāojùlì

高麗 Gāolí

哥吾里 Gē wú lǐ 가오리(생선)

伴當 Bàndāng :반당

蘇魚 Sū yú 소어: 밴댕이

蝦 xiā 새우

蝦 는 '햐에 가까운 샤'는 본래 '시위, 친위병'을 의미하는 만주어다.

연암이 고려에 대한 발음을 인용해서
생선인 '가오리'를 차음해서 적었다.
반당을 밴댕이로
햐는 새우의 음을 빌려 적었는데
이두문과 같다.
소리만 가져다 썼으니 본뜻과는 딴세상이다.
재치라고 해야할까?

박지원은 청나라 건륭제 70회 생일기념으로 파견된 사절의 일행으로

북경을 방문했는데 그 여정을 적은것이 '열하일기'다

이 글을 통해 당시 사절단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조선의 사절단이 '가오리'로 불렸다니 생소하다.
이 해가 조선말에 가까운 1780년인데,
1392년에 망한 '가오리(高麗)'로 인식된다는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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