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y의 샘이 깊은 물 - 부조계의 유통기한

in hive-160196 •  4 years ago  (edited)

img085 대문.jpg

요즘에는 경조사에 많은 인원이 모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연 청첩장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역시 게산에 둔한 사람이 불러들인 오산이었습니다.거기에 피로연은 진행하지 않는다는 친절한 안내문구와 함께 축하의 마음 전하실 곳이라며 초대하는 사람의 계좌가 나와있습니다.

결국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돈만 내게 된다고 볼멘소리 하는 사람도 나옵니다.
예전에는 몇 번씩 큰일을 하자면 미안해서 초청장을 안 보내면 이웃간에 국수 혼자 먹느냐며 나중에 봉투를 들고 오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한 받은 부조금은 어떻게 해서라도 갚아야 하는 빚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보조계는 대를 물린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풍습은 대부분 고향에서 정착을 해서 살며 멀리 가서 사는 사람들도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이나 기일에 만나게 되는 생활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몇 년씩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보다 직장문제가 아니더라도 자녀교육이나 그 밖의 이유로 이사를 많이 다니기 때문에 이웃보다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끼리 경조사비를 주고 받게 됩니다. 그러니 현재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따라 주고 받는 일종의 교제비라고 해야 맞는다고 하겠습니다.

다시 이야기는 부조계 대를 물리던 시절로 돌아갑니다. 예나 지금이나 행사 때에는 방명록을 기재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방문자들이 축의금을 접수대에 내면 그 옆에 방명록에 서명을 하고 간단한 메시지를 적기도 합니다.

바로 그 시절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집안 행사가 끝나면 곧바로 부조계를 불살랐습니다. 모두들 놀라서 만류했고 그 사유를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부조계를 태운 재까지 날려 보낸 다음 천천히 대답을 했습니다.

누구나 사귀고 지내는 사람 중에는 부유한 사람도 있고 곤궁한 사람도 있다. 그렇다니 부조금에도 차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부조계에는 금액이 다 적혀 있으니 잘 사는 사람은 나중에라도 떳떳하겠지만 사정이 어려워 돈이 마음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없는 형편에 마련한 소액을 내면서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그러니 부조계는 반드시 없애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하고 방명록을 간직하면 된다고 했다.

나중에라도 형편이 어려운 사람이 큰일을 당하면 도움이 될만큼 부조를 하고 넉넉한 사람의 일에는 예의에 벗어나지 않게 인사를 차리면 된다고 해서 모두들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고 한다.

@cjsdns님의 감동을 주는 외상 장부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난 이야기입니다.
https://www.steemzzang.com/hive-160196/@/4l6f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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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계산하게 되더라구요. 그래놓고 스스로 못났다고 자책하고요.

저는 애 터미 회원입니다. @jjy, 제 이름은 Zulfikar이고 제 블로그는 @ zzrhi73입니다. 현재 현재가 아직 Covid-19 유행병에 걸려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업무에 매우 바쁩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에게 관심을 가져 주셔서 @jjy

  ·  4 years ago (edited)

감사합니다.
개인 톡으로 초대하겠습니다.
open.kakao.com/@jjy 입니다.

귀하의 의견을 읽었습니다. @jjy 그리고 이것은 내 스마트 폰 번호 +6281214663617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