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아 놀자] #02. 가르치다 vs 가리키다

in kr-korean •  6 years ago 

한글아놀자.JPG

이렇게 멋진 작품을 대문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 @kiwifi 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힘입어 [한글아 놀자] 첫 시간을 성황리에 마치게 됐다. 키위파이님은 배경용 그림까지 하사해주시는 아량을 베푸시고. 감동.. ㅠ.ㅠ
자, 이 기세를 몰아서 두 번째 시간도 달려보자!!




275-1.jpg


영어를 가리켜달라고?


내 영어 강좌가 나름 소문이 났나 보다. 멀리서 내게 영어를 배우겠다고 사람들이 찾아왔다.


275-2.jpg
제발 영어를 가리켜주세요!


내 속마음과는 달리 정중히 거절해서 보내고 싶었다. 나중에 제 전자책 나오면 그때 책 사서 보세요! 11월 말에 나옵니다!!
어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제가 그렇게 유명한 강사도 아니고... 하지만 그는 끈질겼다.


275-3.jpg
부탁드립니다! 제발 영어를 가리켜주세요!


흠... 원래는 안 되지만, 정성이 갸륵하니 영어를 가리켜드리지요.
영어는 말이지요...


275.jpg
영어라면 저어~기서 본 거 같은데요.


275-5.jpg
영어는 저 산 너머에 있어요. 무지개 밑을 파보면...


275-4.jpg
무슨 소리! 영어는 마음 속에 있는 거죠! 바로 당신 심장 안에!


아니,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영어(가 어디 있는지) 가리켜달라며?


가르치다 vs 가리키다


영어를 배우러 온 그 사람이 하고 싶었던 말은 아마도 "영어를 가르쳐주세요"였을 거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어떻게 다를까?


가르치다

  1.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

  2. 알도록 이르다.


가리키다

  1. 특별히 짚어 보이거나 알리다

  2. 지칭하여 이르다.


보다시피 '가르치다'는 teach라는 뜻이고, '가리키다'는 point out이라는 뜻이다. 의외로 이 둘을 헷갈리는 분들이 많다. 혹시라도 누군가 내게 "영어를 가리켜주세요"라고 한다면 나는 손으로 심장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영어는 마음속에 있는 거죠!


두 단어의 잡종, 가르키다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는 이제 명확히 구분해서 쓸 수 있겠지? 그런데 간혹 이 두 단어를 친히 교배시켜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쓰는 분들이 계신다.


가르키다.


아마도 '가르'치다와 가리'키다'를 합해서 만든 단어인 듯한데, 이 한 단어로 teach(가르치다)와 point(가리키다)를 모두 한방에 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표준어가 아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가르치다'와 '가리키다'가 섞인 잡종 즉, 똥개인 셈이다.


여러분은 부디 똥개 키우지 마시고, 가르칠 건 확실히 가르치고, 가리킬 건 손가락으로 제대로 가리키며 사시길. 제발~! :)



[한글아 놀자] 지난 글 링크입니다.

[한글아 놀자] #01. 낫다 vs 낳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매우 적절한 비유 잘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에게도 가르침을 주옵서소...

벌써 하산하셔야할 때가 된 거 같은데요? ^^;

가리켜
가르쳐

요렇게 변형되는 게 맞나요? 브리님

영어는 마음 속에 있는 거죠.

ㅋㅋㅋ 미친소가 떠오르면 나이가 찼다는 증거일까요?

미친소 사진을 쓸까 하다 참았습니다. ㅎㅎ

스팀 언제 오르는지 가르쳐주세요 ㅠㅠ

오를 방향은(위입니다! 우상향!) 가리켜드릴 수 있는데.. "언제"인지는... ㅠ.ㅠ

영어에 이어 한글 수업인가요? ㅎㅎ

수업이라기보다 함께 공부하는 거예요.
저도 쓰면서 복습하고요. :)

TV보면 정말 많이 틀리는 것 중에 하나네요.ㅎㅎ

맞아요. 의외로 많이들 헷갈려 하시더라고요.

https://steemit.com/dclick/@kgbinternational/--1539857791381

위 링크를 클릭하면 글을 쓸 소재를 많이 볼 수 있을 거예요.

고맙습니다.
저도 소재를 꽤 많이 모았는데, 이것도 읽어볼게요. :)

사람들이 정말 많이 틀리는 말이죠.ㅋㅋㅋ

쉬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헷갈려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그리고보니 영어도 어렵지만 한글도 어려워요ㅠㅠ 사실 객관적으론 한글이 맞춤법까지 안틀리게 쓰려면 더 어려울듯. 영어는 관사의 압박이 있긴하지만. 저도 아직도 영어때문에 고생이네요ㅠㅠ 바짝 좀 해야하는데 이쯤이면 됐나하고 멈추니 다시 엉망이되고ㅠㅠ

한글도 맞춤법과 띄어쓰기까지 제대로 하려면 진짜 어렵더라고요. ㅠ.ㅠ
영어든 한글이든, 계속 공부해야 하나봐요. ^^;

영어도 어렵지만 한글만큼 또 어려운것도 없는거같아요ㅎ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포스팅을 통해서 함께 공부해보려고요. :)

한글이 그래서 어려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제대로 들어가보면 정말 어렵거든요.
물론 가르치다와 가리키다 정도는 당연히 구분할줄 알아야 하는거지만요.

대학때 국어문법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거 정말 한글맞아? 싶을정도로 어려웠습니다.ㅜㅠ

영문법만 어려운 게 아니에요.
우리말도 문법 따지고 보면 참 어려워요.
우리말 배우는 외국인들도 참 대단해요.

저분께서 제 심장을 가리켰어요 ㅎㅎㅎ

그 안에 영어가 있는 겁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