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쌓인 아침
모닝콜을 죽이고 이불을 끌어당긴다
밖에서 넉가래 미는 소리가
문을 밀고 들어온다
비질하는 소리가 문지방을 넘는다
머리는 땅속으로 가라앉는데
등뼈가 활처럼 말린다
시위에 메긴 화살이 되는 귀
눈보다 부지런한 귀가
하루를 끌고 간다
소한을 끌고 간다
소한/ 김경윤
들 기러기 찬 하늘로 날아오른다
청보리밭에선 아이들이 가오리연을 날리고 있다
저 건너 들녘에는 쥐불을 놓았는지
불꽃이 구렁이 혀처럼 논둑길 휘잡아 간다
꿩 덫을 놓고 온다는 친구를 만나
안부를 묻고 돌아오는 길에
당숙모의 부고가 왔다
먼 산봉우리에 어제 내린 눈빛이 희고
발길은 마을 쪽을 향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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