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 •  2 days ago 

눈 쌓인 아침
모닝콜을 죽이고 이불을 끌어당긴다

밖에서 넉가래 미는 소리가
문을 밀고 들어온다
비질하는 소리가 문지방을 넘는다

머리는 땅속으로 가라앉는데
등뼈가 활처럼 말린다
시위에 메긴 화살이 되는 귀
눈보다 부지런한 귀가
하루를 끌고 간다

소한을 끌고 간다

image.png

소한/ 김경윤

들 기러기 찬 하늘로 날아오른다
청보리밭에선 아이들이 가오리연을 날리고 있다
저 건너 들녘에는 쥐불을 놓았는지
불꽃이 구렁이 혀처럼 논둑길 휘잡아 간다

꿩 덫을 놓고 온다는 친구를 만나
안부를 묻고 돌아오는 길에
당숙모의 부고가 왔다

먼 산봉우리에 어제 내린 눈빛이 희고
발길은 마을 쪽을 향해 바쁘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