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소설 - ALL DOORS ONE ROOM

in hive-102798 •  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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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안에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입고 있는 맨투맨 티셔츠 안에 단어가 있다.

ALL DOORS ONE ROOM

단어들은 생각을 불러왔다. 열리는 문들은 모두 포털로 향하고 있다. 어떤 문을 열고 들어가고, 나가더라도 도착하는 곳은 한 개의 방이다.

“세상의 문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단어들은 질문했다.
대답은 단어들에게 왔다.

환상은 환상을 만들었다. 그 환상 속에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분리가 가져오는 불안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벽들을 만들었다. 그러나 벽들은 문들이 필요했다. 이 모든 것이 환상이라는 것을 영원히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들이 있어야했다. 그러나 그 의도는 묻혀버리고 환상인 우리가 벽들을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만들었다. 그 때부터 우리는 우리 자신을 몸들이며 벽을 통과하지 못화는 존재로 규졍했다. 그 오랜 세월동안 우리는 우리를 잊었다. 환상은 환상을 잊었다. 벽들은 끝없이 만들어졌고 사각형 구멍이 생겨났고 문들이 달렸다.

벽은 공간을 분리하는 동시에 공간을 만든다. 어떤 질료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벽이 무너지는 시간은 오고야 만다. 그러면 결국 허공이었음을 알게된다.

문이 열린다.

안에서 안은 밖을 본다.
동시에
밖에서 밖은 안을 본다.

우리는 안에 있을까, 혹은 밖에 있을까?

우리가 문을 열고 나가는 행위는 사실 허공에서 허공으로 가는 행위이다. 우리는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리에 있다. 허공에서 출발해서 허공으로 도착한다. 그 사이에 있는 별들의 궤도는? 파도의 파동은? 울려퍼지는 종소리가 확산하면서 스치는 점들과 선들과 면들과 공간들은? 구의 표면을 확장해가는 세포의 분열들은? 허공이 보고 있는 허공의 환상이다. 비록 벽들이 공간을 분리하고 공간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어떤 강력한 질료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벽들이 무너지는 시간이 오고야 만다. 그러면 결국 허공이었음을 알게된다.

어느날 어떤 우리가 환상속에서 깨어났다. 우리는 빛보다 빠르게 나는 연습을 했다. 우리가 점점 빨라질수록 사람들은 점점 우리들을 볼 수 없었다. 움직임 역시 허공에서 허공으로 가는 과정이었으므로. 우리는 문이 더이상 필요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벽을 통과하는 허공이 되었다. 우리는 TV를 보고있는 우리에게 힌트를 남기기로 했다.

허공이 허공을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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