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여부를 떠나서 최근 몇 년 본 영화 중 압도적으로 구린 영화. 흠. 영화 자체에는 잘못이 없다. 감독에게도, 배우에게도 잘못은 없다. 세상에는 훌륭한 영화도 있고, 엉망인 영화도 있으니까. 감독 필모에는 흑역사가 될 영화인 것 같지만, 뭐 잘하다가 못하기도 하고 그런 거 아니겠어.
그러나! 영화 홍보를 위한 두 배우의 행보, 트레일러 그리고 바이럴 마케팅, 그 모든 것을 기획하고 결정한 에이전시는 분명 잘못을 했다! 약간의 조미료와 낚시질은 홍보의 기본 문법이라 쳐도, 해도 해도 너무했다. 이건 사기다! A.I. 에 대한 감독의 상상력이 신선하다는 생각은 애초에 조금도 하지 않았고(4년 전에 개봉했어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날의 SF에 대한 기대와 희망도 당분간 접어두기로 한 지 오래이며, 눈물 콧물 쏙 뺀다고들 하길래 오로지 엉엉 울고 싶어서 선택한 영화인데, 세상 제일의 울보인 나도 눈물은커녕 두 시간 내내 미간 찌푸리고 '이게 뭐야?' 하며 봤다.
다만, 굳이 쥐어짜서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삶과 죽음의 본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극복하고 초월하기 위해 인간의 지능이면 충분하다. A.I. 의 도움은 필요 없다.
*링크한 음악은 영화와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