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3 다행이다

in kr •  7 years ago  (edited)

리본.jpg


4년 전 한 후배가 내게 말했다.

 “몸에 물이 닿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들어요.”

나 역시 차가운 어둠 속에 갇힌 아이들을 느끼며 두려움과 슬픔에 몇 날 며칠을 헤맸다.

시간은 흘렀고 언제나 그렇듯 세간의 관심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나 역시 그랬다. 그렇기에 잊지 말아야 했다. 잊지 않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했다. 기억하기 위해서는 망각과 싸워야 했지만 정작 망각보다는 주변의 시선과 맞서야 했다.

“그만하면 됐잖아?”, “뭘 아직도 달고 다녀?”, “다 끝났잖아.”

난 그들에게 기억해 달라 강요도, 부탁도 않았건만 왜 그들은 내게 잊으라 말하는 걸까. 그러나 미움도 관심이라 했던가. 이 질문마저도 남지 않은 지금, 내게 오늘은 어느새 기억한 채로 잊힌 날이 되어있었다.

슬픔이 가득했던 도시에도 어김없이 꽃은 피었다. 네 번째 봄이었다. 흩날리는 꽃잎만큼 모인 사람들.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었다.

11.jpg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날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을 보면 참 아프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동시에 드는 것 같아요

정말 슬프고 안타깝고 화났던... 잊어서도 안되고 앞으로 반복되지 말아야할 일.

저포함 많은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ㅜㅜ

절대 잊을 수 없지요...
우리 모두에게 마음 속 깊이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어요 지겨워 죽겠어 라고 말하는 가깝게 지내던 아기엄마를 그날 이후로 연락하지 않아요. 기억해달라 강요하지 않았는데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지겹다니...

어떻게 잊을수 있을까요. ㅠ-ㅠ
그날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옵니다.

벌써 4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뭘 자꾸 잊으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게 잊혀지기는 하는건지...
전 저희 일호 생일이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나중에 일호가 좀 더 크면 꼭 이야기 해줄거예요.

  ·  7 years ago (edited)

저도 창피하지만 그 날이었다는 걸 다른 사람들에게 보고 듣고 알았습니다.;;;;;;;;;

기억하고 기억할겁니다.

언젠가는 잊혀질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잊혀지지도 잊어서도 안됩니다.

언제나. 항상. 영원히.

저는 저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참 야속합니다. 꼭 저렇게 말해야 할까요..?본인들 가족이라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이게 벌써 4년 전이군요... 잊지 않겠습니다. 잊지 맙시다.

기억해야지요. 끝까지 기억하고, 전해야지요. ㅠ.ㅠ

기억을 안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언제나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오는...

아직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지는 이야기에요 그부모님들은 아직도 잘지내지못할것같은데 ㅜㅜ 다시는이런일이 생기면안될것같아요

시간은 흘러도 아픈기억이라 잊혀지진않죠

단순히 우리 미래인 아이들을 잃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억할만한 일이고,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기억의 투쟁일 뿐입니다. 정치로 보고, 권력의 도구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세월호 사건을 일종의 도구로 전락시키는 행위로 보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