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부고

in hive-102798 •  last year  (edited)

<카페, 라다크> 팝업을 라다크와 서울에서 분주하게 만들던 작년 즈음이던가 아니면 그 먼저던가 회기역에 있다는 카페 라다크를 알게 되었다. 라다크의 설산을 쉬폰 포스터로 붙여넣고 살구 밀크티를 팔던 작고 아늑한 공간이었다. 무엇보다 라다크라는 이름을 전면으로 내걸 만큼 라다크를 사랑하는 사람이 일군 공간이라 마음이 갔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라다크를 사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꼭 그곳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팝업 카페일 수도 있고 북 콘서트일 수도 있고. 카페, 라다크를 운영하는 그녀도 우리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텀블벅을 후원했고 어느 날 올린 피드에는 재출간된 <카페, 라다크>의 책이 있었다.

앗 카페 라다크 책이 보이네요😍 꼭 한번 놀러갈게요!

나는 그 당시 운영중이던 카페, 라다크 프로젝트 계정으로 리플을 남겼다. 꼭 한번 놀러가고 싶었다. 라다크에 대한 얘기를 두런두런하고 싶었다. 처음 보는 사이여도 밤새 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카페, 라다크 프로젝트가 끝나고 인스타에 접속하는 횟수는 현저히 줄었고 회기동의 카페 라다크는 거의 잊고 살았다. 그러다, 문득 다시 라다크행을 준비하며 인스타에 들어가게 되었고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가장 최신 글에 달린 지인들의 리플로 그녀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된거다.

책 너무 재밌게 잘봤어요, 시간되시면 언제든 놀러오세요!! :)

확인하지 못했던 그녀의 리플을 그제서야 보며 휑 빈 가슴을 붙잡고 한참을 울었다. 이제, 그녀에게 놀러갈 길도, 라다크에 대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눌 길도 없었다. 젊은 나이에 져버린 그녀의 명복을 빌었다. 거기에서 보고있는 풍경이 라다크의 풍경과 비슷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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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사연인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