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 드문’이라는 표현을 쓴 건 부모 자식간이 아니면 순수한 호의의 실천이 한국 사회에서 사실상 사라져 버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 유럽에서 마치 그 원형질의 인간형을 만나게 된 것이다. 순례길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 안드레스에 이어 최승희 씨와의 인연도 재회를 통해 이어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말했듯, 그의 도전적 일상을 다큐멘터리라는 그릇에 담아 학력 자본조차 세습되는 조국의 냉랭한 현실을 견디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싶은 욕심도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