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3월이 오고 있다

in stimcity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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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달 4월을 준비하려는가? 3월에는 온갖 격변이 한아름 대기하고 있는 듯하다. 일촉즉발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3월을 지나갈지, 그 전에 촉발될지, 3월에 종료될지 푸틴만 알고 있고. 투자자들의 간담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미 연준의 3월 FOMC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 상황은 3월에 정점을 맞이할 것 같다는데, 공교롭게도 대선 일정과 기가 막히게 겹치니 이것은 우연인지 계획인지 모르겠고. 계획이라면 차라리 누군가는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니 그나마 다행인데. 우연이라면 3월은 메가톤급 호재? 악재? 들이 줄줄이 대기를 타고 있으니 금상첨환지 엎친 데 덮친 건지 알 수가 없다. 누구에게는 호재이고 누구에게는 악재이고 누군가에게는 재앙이고 누군가에게는 변함없는 일상이겠지만, 크립토 씬에게 이 격변들은 어떤 영향을 줄런지.



금을 대체할 안전자산이 될 거라더니 미 테크 성장주와 페깅된 듯한 그래프를 보이는 크립토는 언제 우리가 달러의 대안이라 그랬냐 싶을 정도로 연준의 회의록만 받아적고 있는 듯하다. 그게 거품이겠지. 이게 뭔지, 어케 쓰는지도 모르고 그저 애플 사고 테슬라 사듯 쓸어 담은 투자자들에게 크립토의 정신 따위 뭐가 중요하랴. 펌핑에 사고 덤핑에 팔면 그만이지. 아니 그 반댄가?



비웃는 크립토 비관론자들 사이로 우크라이나는 비트코인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고 러시아도 비트코인 채굴규제를 합법화하더니 심지어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이거 이 자식들이 전쟁을 하겠다는 거야. 개미를 털겠다는 거야. 속지 말자 공산당, 다시 보자 내 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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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를 써가며 개최를 강행한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중국 CBDC의 베타 테스트의 장이었다고. 코로나를 핑계로 각국 선수단에 강제로 앱을 깔게 하더니 여기가 무슨 찜질방이라도 된 듯 디지털 위안화 코인으로 결제를 강제하고선, 잘되나 안되나 실험도 하고 홍보도 하고 앱도 깔게 했으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빼먹을 개인정보는 덤이니 아예 자기 폰에 앱을 깔지 못하게 별도의 폰을 제공한 나라도 있다고. 이거이거 역시 왕서방 장삿속은 따라갈 수가 없네.



그나저나 아무도 안보는 동계올림픽 대신 미국민들이 열광하는 슈퍼볼 하프타임 광고 시간에는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FTX, eToro, Crypto.com 등과 같은 크립토 기업들의 광고가 넘쳐났다고. 이건 마치 닷컴기업들의 광고가 넘쳐나던 2000년 슈퍼볼의 그것 같았다던데. 그런데 그러고 거품이 꺼져서 그때 광고 때린 닷컴기업들 대부분이 사라졌단다. 앗, 이를 어째 바이낸스, 내 지갑.





그럼 그렇지. 그럴지도 모르지. 현재 크립토 사용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2억명쯤 된다고. 그건 닷컴버블 시작 전인 90년대 말의 규모와 비슷하다니, 그래서 버블 끝이라는 거야. 버블 전야라는 거야. 암튼 버블이 생겨나야 꺼지지. 내 계좌는 언제나 바닥인데 말이지. 누가 내 계좌에 버블 좀 넣어줘라.



버블 없이 시작되는 산업이 얼마나 있겠는가. 자본주의는 버블로 시작해 공황을 지나 혁신으로 나아가는 거 아니겠어. 닷컴버블 꺼졌다고 이 산업이 망했는가? 2000년의 버블은 이미 모바일 세상을 품고 있었으니, 그 불러온 배에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꿈을 사정하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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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기는. 유명한 짤이야. 2008년 글인데 아이폰1 출시가 2007년이었으니 니들은 도대체 뭔 뻘글들을 참 대차게도 달았다. 닷컴버블이 시작될 때도 붕괴할 때도 잡스 말고는 누구도 모바일 세상을 상상도 못 하고 있었던 거 아니냐구. 당장 내달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하찮은 인간이 7년 뒤의 세상은 상상이나 하겠냐고. 누가 비관하고 누가 낙관할까?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분명한 것은 태어난 것은 성장하기 마련이고, 부풀어 오른 것들이 실체를 드러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거야. 그 속에 뭐가 들어 있을지는 푸틴도 왕서방도 연준도 고래도 모르지. 만들어 가는 사람들만 아는 거니까.



이게 거품이라고. 크립토는 이제 끝이라고. 그러면 7년 뒤 이것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삶을 지배해 들어 올까? 2000년에 상상하는 모바일 세상과 2022년에 상상하는 크립토 세상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을까? 누군가는 상상하고 만들고 있겠지. 닷컴에 물성을 부여할 생각을 말이야. 크립토에 물리적 영토를 부여할 생각을 말이야. 데스크탑 시동 걸고 마우스 끄적여 온라인에 접속하는 세상을 넘어 손에 착 달라붙는 제2의 몸을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는 상상. 그건 이미 이루어졌으니 크립토 세상의 영토는 메타버스 속에서나 간척되겠느냔 말이다. 우리의 비관 너머 7년 뒤의 세상은 얼마나 변해 있을까?



미국과 대한민국에 형성된 IT버블이 꺼지면서 파산자가 속출한 해이기도 하다. 2000년 미국 S&P500지수는 10.5%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한국증시는 미국보다 훨씬 더해서 코스피가 연초보다 52%,벤처기업 중심인 코스닥은 80% 하락한 채로 마감하여 세계 1위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권 투자자들 중에서 IT버블 붕괴로 인한 주가폭락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한국경제 성장의 새 원동력으로 기대되었던 젊은 벤처기업인들이 주가조작, 분식회계 등 기존 재벌의 문제점을 답습하고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정치권에 기대는 등 도덕적 문제점마저 노출해 많은 실망을 샀다.

_ 2000년에 대한 나무위키의 설명



그리고 그 해는 911테러가 일어나기 한 해 전이고 그건 아마도 그때부터 계획되어 있었겠지. 누구 계획했든. 심지어 스티브 잡스가 쫓겨났다 돌아와 애플의 CEO가 다시 된 것도 그맘때. 신기하게도 그해 미국 NBA에선 LA레이커스가 12년 만에 우승을 했다는데 올해 슈퍼볼은 LA램즈가 22년 만에 우승을 했다고. 이건 무슨 우연의 일치? LA에 뭐 있어? 외계인이라도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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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99%의 코인은 사라질 거라는 얘기를 너도 하고 나도 믿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지만 우리는 계속 이걸 사고팔고 있어. 그러나 누군가는 이걸 산업으로 실체로 현실로 가져오려고 골방에 처박혀 무언가를 하고 있겠지. 그 차이가 7년의 간극을 만들어내고 나면 버블이 아닌 대세 상승은 그 뒤에야 찾아오는 거야. 7년이 길 것 같아? 사과나무보다는 낫잖아. 그런데 그 시작점은 누가 정하는 거야? 그건 2008년이야? 2018년이야? 2022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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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김영랑 시인의 싯귀가 떠오르네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