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처녀 파티

in hive-102798 •  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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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s는 3년 째 결혼중이다. 코로나 직전에 약혼을 했고 그 다음해 여름에 런던에서 결혼식을 치룰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좌절되고, 그 다음해도 역시 코로나로 하니 마니 우왕좌왕하다 못했고 드디어 올해 결혼식을 올린다. 약혼을 하고 몇달 뒤에 혼인 신고는 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기에 결혼을 앞두고 처녀 파티를 했다. s와 나, d 셋이 모였는데 셋다 브라이덜 샤워는 처음이었다. 나름 중간에 위치한 테이크 호텔을 예약했는데 이 호텔 첨 고약하다. 코로나 시대에 만들어져서 그런지 체크인 카운터 없이 100% 비대면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체크인을 위한 스마트키 링크도 정각에 보내주고, 엘리베이터에 타서도 큐알 코드를 인식해야 내가 가는 층수를 누를 수 있다. 와인잔이나 와인 오프너 등 비품을 요청하는 것도 인터넷 창을 이용해야한다. 이런 기기 조작에 서투른 사람이나 나이 든 사람은 엄두도 못낼 시스템이다. 호텔에 딸린 수영장은 1인 당 3만원을 내야 이용할 수 있고, 주차는 1대만 이용 가능하고 그 가격도 비싸 s는 광명역 유료 주차장에 대야만했다. 평생 다시 이용할 일은 없을거다. 호텔의 고약함과 별개로 우리는 잘 놀았다. 최수종 빙의한 내가 풍선과 가랜드로 방을 꾸몄고 배달로 시킨 회와 초밥을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다 동네 와인 바에서 파스타와 레드 와인을 먹고 방에 와서도 또 마셨다. 행복한 얘기보다는 속상하고 섭섭한 얘기가 더 많았다. 결혼에 찌들대로 찌든 8년 차와, 이제 결혼을 하지만 3년 차 새신부 둘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랐다. 그것이 어떠한 선택이든 나는 당신들을 지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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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한 젠수종님 ㅋ
비대면이 편리한 면도 있지만 저정도라면 오히려 불편할 것 같아요.

가격 자체는 비싸지 않아 잘 놀았지만 진짜 불편했고 비인간적이었어요....그리고 뭔가 서비스 하나하나를 다 돈으로 계산하는 것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