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y 100] 대전

내가 태어날 당시 아빠는 대전으로 발령을 받았던 터라 나는 대전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나는 대전을 가본 적도 없고 유치원 때는 안양에 초등학교 때부터 쭈욱 서울에 살았다. 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240****이다. 고등학교 때 처음 주민등록증을 받고보니 친구들은 전부 20****으로 시작되고 나만 240인 것이 의아했는데 대전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주민등록 번호는 40이 붙는 다는 걸 그 이후에 알게 되었다. 태어날고 갓난쟁이 때 살았던 것 외에는 한번도 와본 적이 없는 대전을 어제 가봤다. 점심에는 대전의 명물이라는 두부두루치기를 먹었고 일을 하다가 저녁에서야 중앙로에 있는 바도 가고 와인바도 가고 맥주도 마셨다. 딱히 특별할 건 없는 도시였는데 이곳 어딘가에서 내가 태어났다는 생각을 하니 괜시리 애정이 샘솟는 느낌이었다. 10시 이후로 술집에 가지 못한 게 거의 6개월이 넘은 것 같은데 대전에서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했다. 1시가 넘어서까지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기분이 너무 좋아 "이거지, 이거지" 몇 번이나 외치며 어깨춤을 덩실덩실 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