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clarekimAll contenthive-129948hive-196917krzzansteemhive-185836hive-166405hive-183959hive-180932photographyhive-188619hive-150122hive-184714hive-183397hive-144064hive-101145hive-145157uncommonlabhive-103599krsuccesshive-193637bitcoinhive-193186hive-113376lifeTrendingNewHotLikers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자유롭고 싶었고, 안전하고 싶었다"제가 시간에 대한 강박이 있었어요." 얼마 전 스터디모임에서 이렇게 말하고도 문득 스스로의 강박을 안다는 게 어색했다. 강박과 중독이라는 게 그저 담담히 거론할 종목인가. 모른 채 묶이고 알면서도 제 손으로 가두는 일이 아니던가. 아무리 그게 추억처럼 읽히더라도 마치 잘 헤어진 연애처럼 말할 수 있을까. 애초에 선선한 헤어짐이 있을까. 시간에…clarekim (51)in kr • 7 years ago"너는 주화입마에 빠진 거시다!!!"나를 되돌아보는 글쓰기 기자라는 직함이 괜히 거창해서 내 이름 뒤에 잘 안 붙이지만 어쨌든 하루 상당부분을 저 직함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얻게 되는 좋은 점은 아까 적었다. 내가 경계해야 할 점도 함께 정리해보자. 크게 지금까지 크게 두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느낀다. 하나는 내가 다 알았다는 자만. 나름 여기저기서 지식을 주워섬기고 좋은…clarekim (51)in kr • 7 years ago그 모든 게 내 세상, 내 모습이니까내 글을 먼저 접한 사람들은 나를 처음 볼 때마다 놀란다. 훨씬 우울하고, 진지하고, 어려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허당에, 허둥지둥댄다고. 웃음기도 많고 애교도 은근 있어서 내 글에 녹아있는 우울함이 이내 발랄함으로 갈음된다. 이렇게 수수한 애가 어째 글은 그렇게 서늘하게 쓰냐는 물음에 나는, 멋쩍게 배시시, 웃는다. 내 글이 대부분 가라앉은 이유는…clarekim (51)in kr • 7 years ago한국에서 기이하다고 느낀 걸 다 집어넣은 소설(?)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손톱이 없어져 있었다. 놀라움도 잠시 안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지윤아, 지윤아! 소리는 방에서 방을 넘어 집과 집, 동과 동 사이를 오갔다. 모두가 각양각색의 손가락 위에 떡하니 있어야 할 검지 손가락 하나가 없다는 이유로 아침부터 바닥에 불이 나도록 요란을 떨고 있었다. 나 어떡해, 너도 없어? 이게 무슨 일이야. 자기…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저절로 이뤄지지 않는 사랑을 꿈꾼다"이젠 좋은 사람을 넘어 너에게 알맞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삶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 사랑을 꿈꾼다. 2017년 7월 25일 일하다가 갑자기 p.s.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기록을 삭제할 수 없는 스팀잇에 올릴 정도로(?!) 단단한 마음이다 ㅎㅎ 설령 헤어진다 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소중하달까.…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이제 조금은 더 나를 아끼기로 했다몸이 아프다는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나씩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몸이 부스러지던 시작점을 알진 못한다. 태어날 때부터인지 아니면 일에 치일 때부턴지 가늠이 안된다. 항상 몸뚱이는 서서히 조각나다가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졌다. 그렇게 어느 날 몸의 한쪽에 머물던 염증은 스멀스멀 온 몸을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시장…clarekim (51)in kr • 7 years ago"가장 힘들었던 때와 이를 극복한 경험을 쓰시오.""가장 힘들었던 때와 이를 극복한 경험을 쓰시오." 자소서마다 내 안부를 묻는 줄 알았다. 정작 그들은 내 고통이 말의 형식으로, 알맞게 극복된 신화이기를 원한 것이었지만. 나는 후회한다. 그 때 울었어야 했는데, 병상에 누운 아버지의 몸을 뒤집어 욕창을 닦아낼 때, 검은 한복 차림으로 상을 치를 때 난 충분히 괴로워야 했는데 차마…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우리 엄마는 가슴이 한 짝이다우리 엄마는 가슴이 한 짝 없다. 그래서 엄마들은 다 심장이 쿵쾅대는 자리에만 봉긋한 가슴이 나는 줄 알았다. 아마존에 사는 여자들처럼 엄마들은 다 가슴 한 짝 없이 씩씩한 여전사인 줄 알았다. 내 나이가 여물어 사춘기에 들 때쯤, 이상하게도 내 몸에서는 두 개의 가슴이 자라기 시작했다. 순간 겁이 났다. 난 엄마가 될 수 없는 걸까. 부엌일 할…clarekim (51)in kr • 7 years ago"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게 해줘요"한순간이었다. 새벽 한시가 다 될 무렵. 아득히 멀리서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였다. 잠든 지 얼마 안된 터라 억지로 눈을 떴다. 여전히 몽롱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 그리고 바로 눈 앞에 검은 물체가 있었다. 방금 깨어난 통에 알아보지 못하던 찰나 그걸 붙잡으라는 단어가 들렸다. 한순간이었다. 엄마의 말을 이해하기 전에 몸이 움직였고…clarekim (51)in kr • 7 years ago한때 끼니처럼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지금은 그런 생각을 잘 안 하지만 한 때 끼니처럼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딱히 엄청난 우울감이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죽어야겠다고 소리친 것도 아니고, 세상살이가 허무하다는 자조 때문에 자살을 꿈꿨던 것도 아니다. 뭔가 아무 색깔 없는 어떤 체념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줄곧 죽음을 생각했다. 진짜 죽음을 목도하기 전까지 나는, 죽음이 내게 구원이…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점에 대한 고찰 #5] 그녀는 손에 칼을 들었고"칼 내려놔." 헤어지자고 말했다. 내가 아닌 그녀가. 그래서 무너진 것도 내 쪽이었다. 근데 왜 칼은 그녀 손에 쥐어진 채 그녀의 손목을 겨누는가. 아이가 생겼다고 했을 때 사실 그녀가 진심으로 침울해보였다. 아마 내심 내가 아이는 지우자고 말하길 바라는 눈치였다. 언제나 가까운 듯 멀리 있길 원하는 게 천성이라고 말하던 그녀였다. 그리고…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점에 대한 고찰 #4] 낡아버린 질투의 냄새남편이 그녀와 친하게 지낸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는 심정이란. 정말 오랜만에 하릴없이 일찍 문간에 들어섰을 때 두런두런 두 사람이 대화하는 말소리가 들렸다. 간간히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진중한 것 같기도 한 그 흐름에 불쑥 내가 침범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엄습했다. 말 없이 조용히 문을 닫고 차마 신발은 벗지 못한 채 가만히 서서 달팽이관을…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점에 대한 고찰 #3] "남자 잡아먹는 년""남자 잡아먹는 년." 내가 이 말을 처음 들은 건 내 동생이 죽었을 때다. 쌍둥이로 태어난 우린 둘 다 허약했는데, 이상하게도 평소에 더 비실대던 나는 죽지 못했다. 동생은, 한사코 죽도 안 먹고 시름시름 앓더니 죽어버렸다. 할머니는 동생이 누운 채 눈 감은 그 순간 내 뺨을 때렸다. 나는, 동생을 잡아먹은 년이었다. 하필 그 얘기를 남편…clarekim (51)in kr • 7 years ago[점에 대한 고찰 #2] 사람이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너는 사람 사이가 이어져있다고 생각해?" 그녀의 그 말은 나를 아프게 했다. 그렇게 말함으로써 나와 그녀가 이어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거니까. 언제나처럼 아무 말 없이 문을 두드리고, 외로움 옆 허리를 매만지기 위해 내 옆 자리에 눕는 그녀. 지난 겨울도, 지지난 여름에도 옆에 살던 그녀는 오랜 벗이었다. 아니, 오래토록 알고 지낸 옆집 누나…clarekim (51)in kr • 7 years ago내가 어떻게 의지하며 살아왔는지 눈으로 봤다신용카드를 만드려고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출력했는데... 그동안 나를 부양하기 위해 어떤 역사가 지나왔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게 됐습니다. 1992년 8월 27일부터 아빠가 얼마나 자주 이직을 했고(?!) 어느 시점부터 엄마가 우리를 부양하기 시작했으며 또 어느 지점에서 언니가 가족의 생계를 도맡기 시작했는지도 말이죠. 더불어 2016년부터는…clarekim (51)in novel • 7 years agoStory of Mari (마리의 이야기)"연우. 왜 나를 떠나는 건가요?" 공항버스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마리와 에펠탑을 보러왔을 때까지도 그녀는 아무 말이 없었다. 에펠탑 앞 잔디밭에 나란히 누워 오래도록 하늘을, 흘러가는 구름을 볼 때조차 그녀의 투명한 눈은 먼 곳만 보고 있었다. 그녀의 물음이 내 마음에 추를 달았다. 쓰라렸다. 나는 언제나 도망칠 채비만 해왔었다. 한국에서도…clarekim (51)in essay • 7 years ago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입니다"공부 빼고 다 좋아합니다." 대학 지역균형선발 인성면접 때 교수님께선 내게 공부 말고 뭘 잘하냐고 물어보셨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공부를 좋아해서 한 건 아니고 설상가상 그걸 가장 잘 한다고 보긴 어려웠으므로 내가 나름 즐겁게 하는 랩이나 춤을 언급했던 거 같다. 세 분의 교수님은 쿡쿡 웃으셨다. "평소 공부는 얼마나 했나요?" "자율학습을…clarekim (51)in novel • 7 years ago[점에대한고찰 #1] 나의 구멍을 채워줄 남자(19) . . . . . . . . . . 눈치챘다. 그가 나의 구멍을 채워줄 남자라는 걸 알게 된 건 갓 나이가 여문 스무살적이었다. 그 구멍이 내 몸에 난 것인지, 아니면 내 마음에 난 것인지 알 길은 없었으나 그가 분명 어느새 다부진 남자가 됐다는 데 변함이 없었다. 이제야 십대의 티를 다 벗은 여자가 된 내게 아직…clarekim (51)in novel • 7 years ago어느 날 이 나라에서는 '왜'가 사라졌다어느 날 이 나라에서 '왜'라는 단어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은 단순한 계기에서 출발했다. 두 아이가 놀이터에서 투닥이며 너는 왜 그래, 니는 왜 그 모냥이야 싸우기 시작한 말이 이내 너는 외 그래, 너는 외 그 모양이냐는 말다툼으로 번졌다. 일본 담요도 왜요가 아닌 외요가 됐고 세상의 모든 왜곡은 외곡의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